[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한점 차 승부’ 11연패… 전략과 집중력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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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한점 차 승부’ 11연패… 전략과 집중력 아쉬웠다
KIA타이거즈 2023시즌 결산 - 호랑이 군단 왜 6위 그쳤나?④
올 시즌 한 점 차 승부 15승 21패
5~6월 2승 11패… 5위→9위 추락
선발 마운드 붕괴가 가장 큰 패인
승부처 공수 집중력 부족 아쉬움
  • 입력 : 2023. 10.30(월) 17:12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정명원 코치가 지난 5월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홈경기에서 구원 등판한 정해영을 다독이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타이거즈는 시즌 초반부터 장정석 전 단장의 금품 요구 파문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나성범의 부상 이탈, 이의리의 제구 난조, 외인 투수진의 동반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며 치고 나갈 힘을 만들지 못했다. 10개 구단이 가장 힘든 시기인 혹서기에 돌입하기도 전에 동력을 상실했고, 결국 6월부터 치명타를 맞았다.

KIA는 6월에만 한 점 차 승부에서 9패를 기록했다. 9전 전패, 한 점 차 접전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전무했다는 의미다. 앞서 5월까지 포함하면 2승 11패, 5월 21일 광주 키움전부터 6월 30일 잠실 LG전까지는 한 점 차 11연패를 떠안으며 5위에서 9위로 추락하는 등 치명상을 입었다.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 우승을 위해 ‘지키는 야구’와 ‘한 점 승부에서 강한 야구’를 핵심으로 꼽았다. 김 감독은 지난 3월 26일 출사표 인터뷰에서 “올해는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확실하게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며 “김도영과 박찬호, 6월에 상무에서 돌아오는 최원준까지 가세하면 기동력 있는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 올 시즌에는 전원 필승조의 느낌으로 불펜 전력이 강화됐다”며 “공격적으로도 한 점 승부 같은 박빙 상황에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막상 시즌에 돌입하니 이루지 못할 목표였다. KIA는 시즌 초반인 4월은 한 점차 승부에서 3승 2패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지만 5월부터 약점을 노출했다. 6월말까지 11연패에 빠졌고, 시즌을 통틀어도 15승 21패로 한 점 차 승부 승패 마진이 -6으로 떨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마운드였다. 이미 시즌 초반부터 선발진이 연쇄 붕괴된 상황에서 임기영과 김기훈, 김유신, 황동하 등 이닝을 길게 소화할 수 있는 투수들의 호출 빈도가 잦아졌고 정해영과 김대유의 공백까지 겹치며 장현식과 이준영, 최지민, 전상현 등도 피로가 가중됐다.

전 KIA타이거즈 서재응 코치가 지난 6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투수를 교체하며 포수 신범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불펜 피로도가 늘어가는 가운데 벤치의 움직임도 난해했다. 좌우에 맞추거나 이닝에 맞추는 등 여러 방식을 오가며 혼란이 가중됐고 결국 6월 막바지에는 정명원 코치를 잔류군으로 강등시키고 서재응 코치를 불러 올리는 등 개편으로 이어졌다.

공수 집중력 역시 아쉬웠다. 한 점 차 승부 11연패 중 KIA는 28득점(평균 2.5득점)에 그쳤다. 꾸역꾸역 득점권 기회는 만들어내도 적시타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도루자와 주루사, 병살타, 견제사 등으로 흐름을 끊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또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던 포수 주효상과 한승택이 차례로 이탈한 뒤 신범수와 김선우에게 안방을 맡기며 도루 허용과 포일, 폭투 등이 늘어난 것은 불가피한 악재였다. 발전 가능성이 큰 젊은 포수들이 경험을 쌓을 수는 있었지만 안정감을 주기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김종국 감독과 심재학 단장도 이 같은 원인을 분명히 인지하고는 있다. 6월을 마친 직후 맞트레이드로 김태군을 영입했고, 한준수라는 뜻밖의 소득도 얻었다. 시즌 막바지에는 김태군을 구단 최초 비FA 다년 계약으로 확실히 눌러앉혔다.

남은 과제는 외인 투수 선발이다. 불펜진은 여름을 지나며 정해영과 김대유가 복귀하고 장현식과 전상현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등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곽도규와 황동하 등 젊은 투수들도 발굴했다.

시즌 종료 직후 1군 투수 코치와 불펜 코치를 모두 교체하는 강수도 뒀다. 서재응, 곽정철 코치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정재훈, 이동걸 코치를 새로 영입했다. 두 사람 모두 KIA와는 연이 없는 외부 수혈이다. 다만 다음 시즌에도 외인 투수 선발이 실패한다면 재붕괴 가능성이 높다. 겨우내 KIA의 움직임이 중요한 이유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