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속 고립돼 가는 '아버지' …가족해체 절절함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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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치매속 고립돼 가는 '아버지' …가족해체 절절함 담아
광주 ‘푸른연극마을’ 30주년 공연
17일부터 씨어터연바람 ‘더 파더’
80세노인 앙드레와 딸 안느 이야기
1993년 창단…창작·고전극 등 선봬
  • 입력 : 2024. 01.01(월) 16:45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광주 대표 극단 푸른연극마을이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더 파더’의 한 장면. 푸른연극마을 제공
광주 대표 극단 푸른연극마을이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노년의 인간상을 그려낸 ‘The Father(더 파더)’를 동구 구성로 씨어터연바람에서 공연한다.

‘더 파더’는 프랑스 극작가인 플로리앙 젤레르의 희곡 ‘아버지’를 극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문화적 상대성이라는 거리감에도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 ‘노년’이라는 보편성을 실감 나면서도 먹먹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노인이 치매 속에서 고립돼가는 과정을 미스터리 하게 풀어가는 본 작품은 미로처럼 설계된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 스스로가 사건의 전말을 추리하게 한다. 과감하고 차가운 색채를 가진 작품이지만 인간을 향한 따뜻하면서도 애처로운 작가의 시각이 잘 드러나 있다.

극은 파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80세 노인 ‘앙드레’와 딸 ‘안느’의 간병인에 대한 논쟁으로 시작된다. ‘안느’는 일을해야 하고 아버지를 홀로 둘 수는 없었기에 ‘앙드레’에게 간병인을 붙여줬지만 앙드레는 그것이 못마땅하기만하다. 간병인이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손목시계를 훔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느는 자신이 새로 만난 남자와 함께 런던으로 이사 갈 계획임을 ‘앙드레’에게 털어놓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앙드레의 앞에 ‘피에르’라고 하는 안느의 남자 친구가 나타나고 앙드레의 아파트가 자신의 아파트라고 주장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평소와 같이 마주하던 딸 안느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고, 익숙했던 공간인 자신의 아파트가 점점 다른 공간인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며 ‘앙드레’는 혼란에 빠진다.

한편 1993년 창단한 푸른연극마을은 ‘지금, 여기서, 인간답게’라는 모토로 30년간 창작극과 고전극을 무대에 올린 광주대표 극단이다. 오월극 레퍼토리 개발과 동시에 다양한 창작적 시도를 통해 지역예술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푸른연극마을은 창단 30주년 기념극 ‘더 파더’를 통해 연극이 갖는 예술의 본질에 대해 생각한다. 무대 현장을 지켜온 30년의 시간을 되새기고 새로은 30년을 설계한다.

1990년 서른 살의 나이로 푸른연극마을을 창단했던 오성완 배우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앙드레’ 역을 맡아 40년 배우 인생을 무대에서 표출한다. 그는 “‘예수는 33살의 나이에 민중을 구원했는데 나는 이 나이에 무엇을 해야 하나?’ 라는 생각으로 극단을 시작했다. ‘많은 관객과 대중 만나야겠다’라는 무모한 생각으로 시작했던 극단을 벌써 30년 동안 이끌고 있다”며 “지나온 시간을 바탕으로 다가올 30년을 마주하면서 이 작품이 광주라는 공간과 극단에 새로운 환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 파더’는 ‘앙드레’ 역이 오성완 배우를 필두로, 푸른연극마을 공동 창립인이자 예술이빽그라운드 ‘이당금’ 대표가 ‘안느’ 역할과 연출을 맡았다. 공연에는 김현경, 김영균, 오새희, 김도현 배우가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17일부터 2월3일까지 이어진다. 평일에는 7시30분, 토·일 주말 4시30분 열린다. 월요일 공연은 없다. 12세 이상 관람 가능하고 티켓 가격은 3만5000원이다. 예매는 인터파크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문의는 062)226-2446.
더 파더 포스터.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