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브로커에 뇌물 준 '중간책' 퇴직 경찰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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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사건브로커에 뇌물 준 '중간책' 퇴직 경찰 '혐의 부인'
승진 청탁 5000만원 전달
  • 입력 : 2024. 01.16(화) 17:46
  •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
광주지방법원.
동료 경찰들로부터 승진 청탁 명목 등으로 금품을 받아 인사 브로커에 전달하는 등 중간책 역할을 맡은 퇴직 경찰관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16일 광주지법 형사7단독 전일호 부장판사는 이모(66) 씨와 정모(65) 씨에 대한 제3자뇌물취득, 제3자뇌물교부 사건 첫 재판을 열었다.

이씨는 지난 2021년 1월 현직 경찰관 2명의 경감·경정 승진을 위해 인사권자인 당시 전남경찰청장에 각각 2000만원, 3000만원을 전달해달라는 청탁성 금품을 받은 혐의다.

정씨의 후배 경찰관 모 경위의 승진을 청탁하며 이씨에 2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씨를 통해 승진 청탁성 금품을 전달한 전남 일선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관 3명을 구속·구속기소했고 2명은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씨는 당시 전남청장 등 경찰 고위직과 친한 브로커 성씨에 “(뇌물을 준 동료들) 승진 인사에 힘써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씨는 경찰 고위직과의 친분을 내세워 광주 등지에서 브로커 활동을 한 인물이다. 퇴직 경찰관인 이씨는 당시 인사권자인 전남경찰청장의 측근으로 전해졌다. 인사 청탁 의혹에 연루된 당시 전남청장은 지난해 11월15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공판은 검찰이 이씨 등에 대한 공소사실을 밝힌 뒤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묻지 않았다. 사건 담당 변호사가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다음 재판은 3월7일 열린다.

검찰은 중간 전달책인 성씨와 정씨 등을 통해 뇌물성 금품을 받은 이씨 혐의를 먼저 기소했는데 나머지 혐의는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기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브로커 성씨 수사 청탁·인사 청탁 혐의를 수사하다 이씨를 통한 전남경찰청 인사 청탁 비리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은 브로커 성씨를 통해 인사 또는 수사 편의 제공 등을 청탁한 것으로 보이는 검찰 수사관과 전남·광주경찰청 전·현직 경찰에 대해 전방위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수사 편의·인사 청탁 비위에 연루, 구속된 검경 관계자는 검찰 수사관 1명, 전·현직 경찰 7명 등이다.

검찰은 성씨의 검·경 인사·수사 영향력 행사 뿐 아니라 지자체 관급 공사 수주 비위,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성씨는 공범과 함께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가상자산 투자 사기범 탁모(45·구속기소)씨에 수사 무마 또는 편의 제공 명목으로 22차례에 걸쳐 18억5450만원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다.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