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광주서구시니어클럽이 서구와 함께 운영하는 천원국시는 천정부지 치솟는 고물가에 국수 값마저 폭등하면서 식당 운영이 녹록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양동점 개점을 시작으로 현재 풍암점까지 총 4곳이 운영 중인 천원국시는 양동점 개점 당시 1000원 안팎이었던 국수 한 그릇의 원가가 2000원까지 치솟았다. 행정 당국의 예산과 일반 후원금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개인 후원이 급감하면서 순매출 만으로는 사실상 운영이 어려워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구 대인시장 내 1000원 백반집 ‘해뜨는 식당’도 사정은 비슷하다. 후원금과 후원물품에 의존해 운영되는 이 곳 역시 고물가와 불경기 여파로 어느 때보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식료품 후원이 매일 5상자에 달했지만 최근 1주일간 기부받은 식자재는 10상자에 불과하다는 게 ‘해뜨는 식당’의 하소연이다. 반면 불경기로 지난해 하루 80여 명 수준이던 손님이 이달 초부터는 하루 최대 130여 명까지 몰린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불경기, 나부터라도 조금 더 나서 도와야겠다’는 ‘해뜨는 식당’ 김윤경 대표의 심정이 안타깝다.
불황의 시기, 서민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항목은 식비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최소한의 자존심 값인 1000원 밥 집은 또 광주의 정체성이면서 광주의 자랑이다. 광주시를 비롯한 각 자치구는 1000원 밥 집이 공익적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시민 개개인의 관심과 동참도 필요하다. 건강한 사회의 요건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시민 모두의 마음가짐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1000원 밥 집이 절실한 불우한 이웃이 많다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