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서민 위한 천원 밥 집, 시민 힘으로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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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남일보]사설>서민 위한 천원 밥 집, 시민 힘으로 지켜야
개인 후원 줄면서 운영 어려워
  • 입력 : 2024. 01.21(일) 17:25
1000원으로 서민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고 있는 광주지역 ‘1000원 밥집’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이다. 예산은 한정적이고 후원금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최근에는 손님은 느는데 식자재 값마저 크게 올랐다고 한다. 오랜 시간 계속되는 경기불황의 시기,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배려가 절실한 때다.

당장 광주서구시니어클럽이 서구와 함께 운영하는 천원국시는 천정부지 치솟는 고물가에 국수 값마저 폭등하면서 식당 운영이 녹록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양동점 개점을 시작으로 현재 풍암점까지 총 4곳이 운영 중인 천원국시는 양동점 개점 당시 1000원 안팎이었던 국수 한 그릇의 원가가 2000원까지 치솟았다. 행정 당국의 예산과 일반 후원금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개인 후원이 급감하면서 순매출 만으로는 사실상 운영이 어려워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구 대인시장 내 1000원 백반집 ‘해뜨는 식당’도 사정은 비슷하다. 후원금과 후원물품에 의존해 운영되는 이 곳 역시 고물가와 불경기 여파로 어느 때보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식료품 후원이 매일 5상자에 달했지만 최근 1주일간 기부받은 식자재는 10상자에 불과하다는 게 ‘해뜨는 식당’의 하소연이다. 반면 불경기로 지난해 하루 80여 명 수준이던 손님이 이달 초부터는 하루 최대 130여 명까지 몰린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불경기, 나부터라도 조금 더 나서 도와야겠다’는 ‘해뜨는 식당’ 김윤경 대표의 심정이 안타깝다.

불황의 시기, 서민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항목은 식비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최소한의 자존심 값인 1000원 밥 집은 또 광주의 정체성이면서 광주의 자랑이다. 광주시를 비롯한 각 자치구는 1000원 밥 집이 공익적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시민 개개인의 관심과 동참도 필요하다. 건강한 사회의 요건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시민 모두의 마음가짐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1000원 밥 집이 절실한 불우한 이웃이 많다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