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고속도로서 차에 치여 숨진 여친, 사고 막지 못한 남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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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전남일보]고속도로서 차에 치여 숨진 여친, 사고 막지 못한 남친 '무죄'
"안전한 장소로 옮길 의무 없어"
  • 입력 : 2024. 01.21(일) 17:25
광주지방법원.
술에 취해 고속도로를 걸어 횡단하던 여자친구가 차에 치여 숨졌어도 바로 옆에 있던 남자친구에게 사고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19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2년 11월 광주 광산구 호남고속도로상 비아버스정류장 부근에서 함께 있던 여자친구 B씨가 고속도로를 횡단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직전 함께 승용차를 타고 가던 A씨는 B씨와 다퉜다. 이들은 버스정류장이 있는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내려 서로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

만취 상태였던 B씨는 “납치당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다. B씨는 고속도로를 지나는 택시를 세우는 등 위험한 행동을 이어갔다. 이에 A씨는 B씨의 행동을 말리거나 제지했으나, B씨는 A씨를 따돌리고 고속도로를 횡단하다 지나던 차량에 부딪혀 숨졌다.

검찰은 택시를 타고 가도록 두지 않는 등 A씨가 B씨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말렸어야 했다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행위에 대해 사고의 위험성을 예측해 B씨의 위험 행동을 막아서거나 제지한 것이었다면 과실이 없다”고 “B씨의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적극적으로 제지한 것을 넘어 B씨를 안전한 장소로 옮겨야 하는 주의의무까지 A씨에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