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재테크칼럼>당장 바꿔야 할 집값에 대한 불합리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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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재테크칼럼>당장 바꿔야 할 집값에 대한 불합리한 오해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입력 : 2024. 01.25(목) 13:23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사람들은 흔히 주택 가격의 상승과 하락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중요한 뿌리를 보지 못하고 잎이나 잔가지를 뿌리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공인중개사나 부동산 뉴스를 다루는 전문가들도 단순하지만 중요한 주택 가격에 대한 오해를 하는 이들이 꽤 있다.

가장 흔한 오해는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지 않으면 공급이 줄어들고 공급이 줄어들면 당연히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착각이다. 최근 주택시장이 2차 하락을 시작하고 건설사의 부동산PF 대출 부실로 아파트 공사가 중단되고 건설회사들의 부도가 속출하자 일부 전문가들이 공급 부족에 의해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아무리 공급이 줄어도 유효수요가 같이 줄어버리면 집값은 상승하지 않는다. 유효수요를 결정하는 것은 실질소득의 증가와 경기 호황이다. 경기 불황이 계속되고 소득이 증가하지 않으면 집을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한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한국 100대 건설사 중 45개 정도가 워크아웃 등에 들어가고 주택공급이 반토막이 났지만 집값은 오히려 수년간 하락을 면치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사람은 집에 대한 욕망이 강해 강남처럼 입지가 좋고 질 좋은 신축주택 수요는 언제든 살아 있고 하락할 수 없다는 착각도 있다. 막연한 희망과 유효수요를 구분하지 못한 오해다. 한국인이라면 주택 수요 설문조사를 할 때 어느 누구라도 강남에 집을 갖고 싶다고 대답할 것이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지금 타고 다니는 자동차 보다 고급 자동차를 타고 싶다는 희망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모두가 고급차를 탈 수 있는 유효수요자는 아니다. 오히려 고급차일수록 경기불황에는 판매가 줄어든다. 주택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강남의 집값은 하락하고 있고, 강남 불패가 없다는 것을 지난 주택시장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1주택이고 어차피 내가 살고 있으니 집값이 올라가든 떨어지든 상관없다는 사람들도 있다. 일부 전문가도 본인이 살아야 할 집이면 고민하지 말고 언제든 매수하라고 부추긴다. 그러나 집은 대부분의 서민들에게 가장 큰 자산이다. 본인 자산의 전부인 사람들도 많다. 이런 중요한 자산을 쉽게 취급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더욱이 1가구 1주택은 양도세가 없어 잘 사고 판다면 효과적인 재산 증식 수단이 될 수 있다. 시장의 기류를 따라 더 좋은 입지의 신축주택을 골라 전세와 소유를 적절히 반복하는 것도 좋은 재테크의 방법이다. 집값에 대한 불합리한 오해는 당장 바꿔야 한다. 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