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전남 맹그로브 숲 조성, 신중한 접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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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전남 맹그로브 숲 조성, 신중한 접근을
해조류 등 토종생물 활용해야
  • 입력 : 2024. 01.29(월) 17:25
전남도가 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맹그로브 숲을 전남 해안에 인위적으로 조성하겠다고 한다. 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난 맹그로브 숲으로 탄소중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전남도의 설명이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숲과 나무의 육성이 꼭 필요하다. 그렇다고 맹그로브 못지 않는 다양한 탄소흡수 능력을 지닌 토종식물을 외면하고, 위해성이 증명되지 않는 외래종을 굳이 도입하겠다는 것은 문제다.

가시박부터 돼지풀, 핑크뮬리까지 자치단체가 무분별하게 도입하거나 의도하지 않게 국내로 유입된 외래식물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다. 토종식물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표적인 생태계교란 야생식물인 돼지풀은 광주 지석천과 영암 서광목장 등 전국 15개 지역에 분포하며 토종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외래종 퇴치를 위해 적지 않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지만 퇴치도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추진되는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의 비전은 ‘현명하게 지키고 균형있게 이용하여 모두가 지속가능하게 자연의 혜택을 누리는 사회’다. 우수한 자연의 총량을 늘리고 생물다양성 위협요인은 줄여나간다는 것이다. 생태관광 활성화와 훼손된 생태계 복원, 국가보호종 관리의 고도화 등도 포함됐다. 특히 침입 외래생물의 유입경로를 사전에 차단하고, 이미 유입된 외래생물은 맞춤형 방제를 강화해 국내 생태계를 보호한다는 게 환경부의 계획이다.

임야면적만 69만여 ㏊에 이르는 전남은 다양한 식생의 보고다. 해조류 등 탄소 저감 능력이 뛰어난 토종식물도 많다. 잎과 가지가 무성한 맹그로브의 특성상 관리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량도 무시할 수 없다. 전남도는 무분별한 외래종 도입에 신중한 검토를 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는 외래종 대신,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 해온 토종 식물을 적극 활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현명하게 지키고 균형 있게 이용한다’는 국가생물다양성 전략의 취지는 토종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