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돌봄수요 느는데… 시교육청 ‘늘봄학교’ 늑장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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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전남일보]돌봄수요 느는데… 시교육청 ‘늘봄학교’ 늑장대응
늘봄학교 시행 올 하반기로 당겨
광주시교육청, 부랴부랴 교원채용
23명 기간제 모집에 2명만 충원돼
작년 시범사업도 신청 안해 ‘질타’
시교육청 “과도기 단계 정착 노력”
  • 입력 : 2024. 01.30(화) 18:05
  •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
광주시교육청 전경
광주시교육청이 늘봄학교 준비에 늑장대처 하면서 ‘행정력 부재’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늘봄학교 시행 시기가 올 하반기로 앞당겨졌지만 뒤늦게 준비에 나섰으며 지난해 시범사업도 신청하지 않아 비판받은 사실 역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3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전면시행 되는 늘봄학교를 오는 2월부터 운영한다.

늘봄학교는 오전 7시~오후 8시까지 정규수업 외 시간에 방과 후 교육과 돌봄을 제공받는 제도다. 올해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 1학년은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운영되는 초등 돌봄교실이나 방과 후 프로그램은 맞벌이 여부 등을 검토해 신청받아 일부 아이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 반면 늘봄학교는 올 하반기부터 초등학교 1학년라면 누구나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다.

앞서 교육부는 늘봄학교를 2025년에 시행하려 했으나 지난 24일 시행 시기를 앞당겨 오는 3월 전국 2000개 학교에 우선 도입하고 2학기 전체학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광주시교육청이 늘봄학교 시행에 부랴부랴 나섰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16일 2024 늘봄학교 기간제교원 채용 공고를 올렸지만 모집정원인 23명 중 2명만 충원됐다. 추가 모집을 통해 충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내달부터 준비한 뒤 진행해야 하는데도 지원자가 없어 늘봄학교 시행에 차질이 불가피 하다.

당초 돌봄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요가 높은데도 시교육청이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3년간 돌봄교실 이용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늘면서 300~400명의 대기번호까지 이어지는 등 수요가 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2021학년도 돌봄교실 신청자 6560명 중 수용자 6097명, 대기자 373명 △2022학년도 신청자 6774명 중 수용자 6159명, 대기자 469명 △2023학년도 신청자 6788명 중 수용자 6152명, 대기자 467명이다.

이같은 돌봄교실의 치열한 경쟁률에도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늘봄학교 시범사업에 신청조차 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광주시교육청은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의원들로부터 늘봄학교 시범 운영사업을 신청하지 않은 점을 지적당하자 “교원, 학부모 등 교육 구성원들과 논의하며 늘봄학교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1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늘봄학교 시행을 앞두고 뒤늦게 준비에 나서 돌봄공백 우려도 제기된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한모(41)씨는 “올해 돌봄교실에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학원을 급하게 알아보고 있다. 당장 일을 그만둘까 고민했지만 전국적으로 늘봄학교가 곧 운영된다고 해서 당분간 맞벌이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전국적으로 시행한다는 소식에 광주도 포함된 줄 알았지만 아직 늘봄학교를 운영한다는 곳을 보지 못했다. 입학하자마자 아이를 센터나 학원으로 가게해야할지 착잡하다”고 하소연했다.

시교육청은 지금은 늘봄학교 정착을 위한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늘봄학교가 초등학교 교사들 사이에서 업무 부담을 호소할 수 있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모집하고 있지만 기간제라는 조건상 채용이 쉽지 않다”며 “교육부에서 정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하루빨리 늘봄학교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