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의정단상·강수훈>친명·비명 말고 ‘현명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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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의정단상·강수훈>친명·비명 말고 ‘현명한 선택!’
강수훈 광주시의원
  • 입력 : 2024. 02.07(수) 16:48
강수훈 광주시의원
그야말로 총선 정국이다. 이번 선거는 인구소멸 시대에 지역 발전 운명의 갈림길을 판단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다. 여느 선거나 중요하지만, 특히 경제낙후 지표가 전국 최하위권으로 평가되는 광주·전남 입장에서는 호남 역사의 다음 장을 열어야 하는 중대한 선거다.

그런데 정말 아쉽다.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경선이 본선보다 중요한 더불어민주당 호남 지역 후보들의 경선 과정이 그렇다. 현재 내부 경선 과정에서는 우리 삶의 터전인 지역에 관한 화두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인물 검증과 정책은 실종된지 오래다. 필자가 보기에 경선 후보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여론조사 대응밖에 없다.

그 때문에 후보들은 자신의 인지도와 지지율을 높일 목적으로 당 대표와 함께 사진 찍고, 그 사진으로 자신을 어떻게 홍보할지에만 치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심지어 자세를 제대로 잡고 찍은 사진도 아니다. 스치듯 지나가는 사진으로 이재명 대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점입가경’이 따로 없다.

더 가관인 것은 누가 봐도 ‘친명’도 아니고, 그동안 이재명 대표와는 전혀 다른 생각과 삶으로 한평생 살아왔던 후보들이 스스로 친명이라면서 뒤늦은(?) 고백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선거의 승리 앞에서는 부끄러움도 없어야 한다고 하지만, 자신의 인생마저 부정해 버리는 몇몇 후보들과 지지자들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아마도 그런 후보들은 어느 순간 자기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고민도 없이 당과 이재명 대표를 바로 떠날 사람들이다.

가장 황당한 일은 따로 있다. 바로 ‘찐명’의 등장이다. ‘친명’도 떨게 하는 ‘찐명’들은 ‘이재명 사람’임을 자처하며, 친명들을 줄 세우고 있다. 물론 총선이 있을 때마다 이름 마케팅이 있었고, 경선의 속성이 후보의 능력보다 마케팅이라고 하지만 지금 상황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 2016년 총선 당시 ‘진박(진짜 박근혜) 감별사’ 논란으로 선거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의 모습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재현되지 않길 바란다면 이성을 찾고 자제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총선을 6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인물 팔이 구태는 위대한 광주시민의 시선에도 곱지 않을 것이다. 광주다운 정책이나 비전없이 오로지 ‘당대표 이름 팔이’와 인연에 집착한 선거는 유권자인 시민을 우롱하는 작태다. 너나없이 친명, 찐명, 비명이냐로 내전 양상이 비친다면 더불어민주당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하다.

학급 반장 선거에 출마하는 학생들도 앞으로 본인이 무엇을 할 것인지 포부를 밝히고 그에 따른 판단을 받는 것이 선거다. 담임선생님이나 교장선생님, 전교 학생회장과 친하다고 무작정 표를 줄 수는 없지 않은가.

국회의원 선거는 정말 중요하다. 국민의 대표자이자 대한민국 정치의 국가대표를 뽑는 선거이기도 하지만, 다음 세대에게 풍요롭고 안전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지역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다.

초현실적으로 무능한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낼 국회의원을 만나고 싶다면! 부정과 불의 앞에서 담대하고, 용기가 있게 할 말을 하는 국회의원을 만나고 싶다면! 호남의 미래를 위해서 큰 꿈을 꾸고, 그랜드 비전을 보여주는 국회의원을 만나고 싶다면! 지역 발전을 위해서 여야를 넘나들면서 소통하고, 유능하게 일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만나고 싶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겠는가?

답은 분명하다. 친명, 찐명, 비명이 아니라 누가 ‘현명(賢明)’한 후보인지 살펴보자! 광주·전남은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85%를 몰아주며 압도적으로 선택한 지역이다. 솔직히 친명 아닌 사람이 누가 있나? 선수가 정해놓은 ‘자기 출세 프레임’에 속지 말자! 유권자가 심판이다. 누구 이름팔고, 막대기만 꽂아서 당선되는 시절은 지났다. 제발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