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개인 헌혈 봉사시간’ 대입 미반영에 10대 헌혈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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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남일보]‘개인 헌혈 봉사시간’ 대입 미반영에 10대 헌혈 급감
5년새 청소년 헌혈 절반 줄어
학교 헌혈버스에만 봉사 인정
자발적 헌혈자엔 점수 미반영
혈액원, 이벤트 등 헌혈유도를
  • 입력 : 2024. 02.13(화) 18:21
  •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올해 대입제도 변경으로 10대 헌혈자 수가 급감해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광주 동구 헌혈의집 충장로센터 앞에는 헌혈 참여를 유도하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정상아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감했던 헌혈자 수가 예년 수준 회복 추세에도 10대 헌혈자 수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학입시부터 학생의 개인 봉사 실적이 반영되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학교에 찾아온 헌혈버스에서 헌혈한 경우만 ‘봉사활동’으로 인정되며 개인적으로 헌혈의 집으로 찾아가 헌혈한 경우 봉사시간이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신규 헌혈자 절반을 차지하던 10대 헌혈자 수가 줄면서 전체 헌혈자 감소와 혈액 수급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오전 찾은 광주 동구 헌혈의집 충장로센터. 서너 명이 헌혈을 위해 대기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대부분 40~50대다.

홀로 이곳을 찾은 윤모(18)씨는 “친구들은 헌혈에 관심이 없어서 항상 혼자 센터를 찾는다”며 “학교에 헌혈버스가 올 때만 친구들이 헌혈에 참여하고 센터까지 찾아와서 헌혈을 하는 건 반에서 몇 명 없다”고 회고했다.

광주 동구 헌혈의 집 충장로센터를 찾은 한 시민이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 정상아 기자
13일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에 따르면 10대 헌혈자 수는 2019년 7만5161명에서 지난해 4만3618명으로 급감했다.

20대의 경우 2019년 6만7819명에서 2021년 5만8989명까지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헌혈자가 늘면서 지난해 6만8657명으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30~60대 헌혈자도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고 예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독 10대 헌혈자 수만 회복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전남 지역 고등학생 헌혈 참여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5만6384명에서 지난해 2만6969명으로 52.2% 대폭 감소했다.

혈액원은 10대 헌혈자 수가 급격히 하락된 원인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우려에 따른 단체헌혈 기피와 대입제도에서 봉사활동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9년 고등학교 단체 헌혈 건수는 375건에서 지난해 276건으로 줄었다. 대학 입시 반영에도 단체헌혈 참여자 수는 2019년 3만2618명에서 1만8836명으로 감소했다.

헌혈의집에 방문하는 헌혈자 수가 줄어들면서 고등학생 신규 헌혈자가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규 헌혈자의 절반 비중을 차지하던 10대 헌혈자의 참여가 저조해지면서 향후 혈액 수급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기준 광주전남 혈액 보유량은 4.9일분으로 적정 보유량인 5일분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박신옥 헌혈의집 충장로센터장은 “학교에 오는 헌혈버스에서 헌혈한 경우만 대학입시 봉사점수에 반영하는 건 혈액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며 “대학 입시에 개인적으로 헌혈의집에서 헌혈한 경우도 봉사시간을 반영해 주는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전남혈액원은 지역 내 헌혈 참여 문화 확산을 위해 ‘전혈 10회 헌혈자 대상 팔찌 증정 프로모션’, ‘10~20대 헌혈자 대상 특별 기념품 증정 프로모션’을 비롯해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긴기업 및 단체 등 지역사회와 함께 릴레이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