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민주 경선 탈락자, 특정후보 지지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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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남일보]민주 경선 탈락자, 특정후보 지지 ‘합종연횡’
공천 배제 후보, 지지선언 잇따라
‘경쟁자 지지받으면 승리’ 공식도
상대후보 “구태정치 전형적 사례”
비방전 가열… 고소·고발 이어져
  • 입력 : 2024. 03.05(화) 18:37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광주·전남 경선이 본격화된 가운데 사전에 탈락한 후보나 그들의 지지자가 특정 경선후보 지지를 선언하거나 힘을 합치는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지역구에서 2인 경선과 3인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후보들의 경선 후보 캠프 합류가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합종연횡 과정에서 경쟁자 간 날선 비판이 이어지는 등 경선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암·무안·신안 선거구 민주당 경선에서 컷오프된 김병도 예비후보는 5일 “지역민의 바람을 이해하고 지역에 힘이 될 적임자는 서삼석 후보다”며 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농도 전남의 오늘과 내일을 위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중량감과 경륜을 갖춘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며 “서 후보는 농어촌문제, 인구감소문제, 섬 발전문제 등 우리 지역의 현안과 미래 어젠다를 견인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하고 유일한 후보”라고 말했다.

고흥·보성·장흥·강진 선거구 민주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조재환·최영호 예비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승남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조재환·최영호 예비후보는 “힘 있는 3선 국회의원이자 농어촌과 농축어민을 대표할 상임위원장이 돼 지역을 더 크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승남 예비후보는 “22대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 지지해준 두 후보의 정책과 비전이 국회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암·무안·신안과 고흥·보성·장흥·강진은 각각 김태성·서삼석·천경배 예비후보의 3인 경선과 김승남·문금주 예비후보의 2인 경선이 치러지는 곳이다.

영암·무안·신안은 1차 경선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결선 투표를 진행해야 하고, 고흥·보성·장흥·강진의 경우 그동안 여론조사 등에서 경선 후보자 간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쳐 두 지역구 모두 컷오프 후보의 지지세력 흡수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된다.

광주에서는 지난 4일 김명진 서구갑 전 예비후보가 조인철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미 경선 결과가 나온 광주 일부 지역구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경쟁했던 후보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 모두 경선에서 승리하는 등 ‘승리 공식’까지 만들어진 상황이다.

동남갑에서는 경쟁자였던 오경훈 이재명의 기본사회연구소 소장의 지지를 받은 정진욱 예비후보가, 동남을에서는 이정락 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의 지지를 받은 안도걸 예비후보가, 북구갑에서는 문상필 전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의 지지를 받은 정준호 예비후보가 공천권을 따낸 바 있다.

이처럼 일부 후보자들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자 경쟁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고흥·보성·장흥·강진의 문금주 예비후보는 “조재환·최영호 예비후보의 지지선언은 자신들을 지지했던 당원과 지역 군민들의 의견을 완전히 외면하는 것”이라면서 “운동권 출신들 사이의 야합과 뒷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지역 정치의 민주주의적 가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구태정치의 전형적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암·무안·신안의 천경배 예비후보는 상대 후보인 김태성, 서삼석 예비후보에 대해 “당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고 당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며 “두 후보에 대한 감찰을 중앙당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 각 선거구에서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전이 연일 이어지면서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광산구갑의 이용빈 예비후보 측은 “박균택 예비후보의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며 땅투기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박 후보는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이자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동남을 경선에서 탈락한 이병훈 의원은 최근 경선 과정의 허위사실 유포와 금품 살포 혐의 등을 주장하며 중앙당에 경선 무효화를 주장하고 수사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또 북구갑에서는 조오섭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한 정준호 후보 선거캠프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광주·전남지역 정치 특성상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강해 후보들 간 경선에 모든 화력을 쏟아붓는 형국”이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인신공격을 하는 등 경쟁이 과열되면 지지자들 뿐만 아니라 지역민들 간에도 갈등과 분열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