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의정단상·강수훈>호남 정치 복원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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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의정단상·강수훈>호남 정치 복원을 꿈꾼다
강수훈 광주시의원
  • 입력 : 2024. 03.14(목) 16:35
강수훈 광주시의원
더불어민주당은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패배와 바로 직후 실시된 지방선거까지 2연패했다. 촛불 혁명으로 집권하고, 절반을 넘은 의석까지 장악했음에도 정권을 넘겨준 책임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했다.

다가올 22대 총선은 어떨까?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유능한 후보가 선정되어야 하는데 ‘상처뿐인 혁신공천’이라는 말이 나온다. ‘비명횡사’라는 말도 있다. 어느 선거나 공천 후유증은 있지만 이번처럼 소란스러웠던 공천은 없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호남의 더불어민주당 후보 공천권 싸움은 정말 치열했다. 전체 27개 지역구에서 12명의 현역이 바뀌었다. 교체율이 44.4%나 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공천 현황 분석 결과 전국적으로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이 37.1%라고 하니 호남의 교체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광주는 8곳 중 7곳이 교체되었다.

소신껏 할말했던 호남 정치인들은 ‘비명횡사’했고, 지난 총선에 이어 또 ‘초선 일색’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국회의원 3선 이상에게 상임위원장을 맡기는 점을 참작한다면 이번 국회 역시 호남의 목소리가 소외될 수 있다는 전망이 틀린 말은 아니다.

많은 시·도민들이 호남정치 복원을 이야기한다. 호남인을 주축으로 지역의 실익을 추구하는 정치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호남 정치가 힘을 발휘해서 중앙무대에서 호남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가시적인 정책을 보여주는 것에 목말라 있다.

이미 4년 전 총선에서도 한결같이 ‘호남 정치 복원’을 약속하고 다짐했지만, 21대 국회 들어 ‘호남 단일 후보’로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의원(송갑석,서삼석,한병도) 모두 지도부 진출에 실패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호남 27명의 의원이 힘을 합쳐도 모자를 판에 자기만의 지역주의에 매몰되었고, 편 가르기와 시기 질투가 호남인들의 가슴을 후벼팠다.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호남 지역 발전에 대한 능력과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호남 안에서 골목대장 한번 해보겠다고 아웅다웅한다면 4년 뒤 23대 총선 역시 지금과 같은 ‘현역 전면 교체’, ‘초선 일색’이라는 말이 재현될 것이다. 그리고 호남 정치 복원은 공염불에 그치게 될 것이다.

특히 각종 선거를 앞두고 실리를 목적으로 당대표 줄서기에 나서고, 금배지 한 번 더 달겠다고 표밭 관리에만 몰두한 채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을 강 건너 불구경한다면 호남은 더욱 소외되고 변방에 머물 수밖에 없다.

호남 정치의 근간에는 민족적, 국가적 위기가 있을 때 힘 있게 떠받친 민족적 결기와 저항 정신이 있다. 두렵더라도 용기있게 할 말하고, 정의구현을 위해 자기보다 더 큰 권력, 기득권에 맞서는 것이 호남정치의 본령이다.

국회의원 선거 본선의 막이 올랐다. 선거 과정에서부터 어느 지역보다 더욱 역량있는 호남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서 호남인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