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스포츠도시 광주의 2025년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성공 개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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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스포츠도시 광주의 2025년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성공 개최 전략
김민철 조선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 입력 : 2024. 03.18(월) 13:46
김민철 교수
2002년 월드컵 4강의 뜨거운 함성소리가 들렸던 광주월드컵경기장, 세계대학생들의 스포츠축제인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단일 종목으로는 두 번째로 참가국이 많은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앞으로 개최될 2025년 광주세계양궁선수권대회까지….

광주는 아시아를 선도하는 스포츠 도시를 넘어 글로벌 스포츠를 리드하는 국제도시로의 도약을 힘차게 시작했다. 이제 스포츠도시 광주는 2025년 광주세계양궁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필자는 다양한 국제 스포츠이벤트 참여 경험과 연구경력을 바탕으로 어느덧 1년 앞으로 다가온 2025년 광주세계양궁대회의 성공을 위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전략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요즘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다양한 문화·엔터테인먼트와 결합된 스포츠 쇼이다. 과거 스포츠 이벤트가 경기의 기록과 자국 선수들의 메달획득에 초점을 맞췄다면 현재의 스포츠이벤트는 팬들이 경기장에 와서 얼마나 스포츠+문화+교육+체험 등의 요소들이 잘 결합된 스포츠 쇼를 즐겼는지가 중요하다. 필자는 지난해 세계적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을 보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느낀 점은 세계적인 테니스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과 함께 팬들의 마음을 빼앗는 체험장소이다. IT기술과 결합된 테니스콘텐츠, 스토리텔링이 있는 대회 컨셉, 수준 높은 식음료 서비스, 후원기업의 자동차 전시관, 지갑을 열게 만드는 고품질의 굿즈, 누구나 유리관으로 볼 수 있게 만든 대회 중계방송현장, 경기장 곳곳의 사진촬영 장소 등.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경기 외적인 요소에서도 너무나 즐거운 모습들이었다. 우리도 광주가 가진 문화·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한 융복합 콘텐츠를 반드시 찾아야 할 것이다.

둘째, 이제는 스포츠 프리젠테이션에 주목하여야 한다. 양궁이라는 스포츠는 굉장히 정적인 스포츠이다. 조용한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시위를 당길 때부터 벗어난 화살이 과녁에 꽂일 때까지 관중의 함성은 없다. 따라서 자칫하면 재미없는 스포츠이벤트가 될 수 있으며, 광주시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다. 우리는 2019년 광주에서 개최된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통해 대회 명성만으로 관중을 불러 모을 수 없다는 사실을 경험한 바 있다. 따라서 개막식부터 폐막식에 이르기까지 전광판 그래픽과 화려한 조명, 그리고 스포츠아나운서들의 멋진 멘트들이 어우러지는 하나의 스포츠 프리젠테이션이 기획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관중들에게 보는 재미, 듣는 재미, 체험하는 재미, 함께 열광하는 재미들을 경기장에서 만들지 못하면 그야말로 대회개최만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쓰는 무의미한 이벤트로 남을 수 있다.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스포츠이벤트에서 광주만의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담는 스포츠프리젠테이션 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셋째, 광주의 스포츠 스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광주가 낳은 세계적인 스포츠스타 기보배 선수를 비롯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산과 광주시청 및 광주여대 양궁팀까지 양궁과 관련된 다양한 인적자원이 많은 곳이 바로 광주이다. 양궁 지도자가 필요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지도자와 선수들을 초청해 교육하고, 광주시는 이를 통해 해당 국가와 다양한 산업적 교류의 물꼬를 트는 세일즈 스포츠외교를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흥행적 요소가 부족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우리나라 수영을 대표하는 박태환 선수가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양궁팀의 수준은 세계에서도 가장 우수한 명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궁팀과 선수를 보유한 광주라면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대회성공의 마케팅활동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넷째, 무형의 스포츠이벤트를 유형의 스포츠이벤트로 바꿔야 한다. 2025년 광주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국내 글로벌 자동차기업인 현대자동차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광주에는 기아자동차의 생산기지가 있으며, 현대자동차의 소형차가 생산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 광주는 이번 대회를 통해 무엇을 얻어야 하는가? 바로 유형적인 레거시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일본의 엘리트 스포츠는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으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보았듯이 이제 거의 모든 구기종목이 일본에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와 실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비결은 바로 일본이 종목별 국가대표 거점센터를 건립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유소년부터 성인 대표에 이르기까지 이곳에서 훈련과 지도를 받고 있다. 따라서 광주도 광주국립양궁센터와 같이 국내 유일의 거점 양궁훈련센터를 건립·운영해야 할 것이며, 국가와 지자체, 그리고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회 후원기업 등이 협업하여 국가 스포츠발전에 기여하는 유형의 레거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국제적인 스포츠이벤트는 성공적인 개최를 넘어 스포츠산업 및 도시발전의 기폭제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협업 및 미래지향적인 역할 분담과 재정지원이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다. 우리 도시는 지금까지 고효율·저비용에 초점을 두고 스포츠이벤트를 개최했고, 그 효과를 어느 정도 봤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스포츠이벤트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이벤트 전략으로 전환되어야 할 시점이다. 스포츠를 통한 관광객 유치, 광주를 대표하는 AI산업, 빛 산업, 자동차산업 등의 멋진 비즈니스 장 마련, 그리고 양궁 산업에 대한 레거시까지 스포츠이벤트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내·외적으로 고도화된 전력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멋진 경기만을 치루고 가는 스포츠이벤트는 이제 도시발전에 기여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