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주기 추모전 ‘천계天界의 바람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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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세월호 10주기 추모전 ‘천계天界의 바람이 되어’
25일까지 은암미술관서 진행
회화·설치·영상 등 매체 다양
사진기자 김봉규 등 5인 참여
"천상의 세계에 위로와 연대"
  • 입력 : 2024. 03.31(일) 15:27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박정용 작 승화된 꽃. 은암미술관 제공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광주에서 위로와 연대의 힘을 담은 기획전시가 열린다. 은암미술관은 오는 25일까지 2024 세월호 10주기 추모전 ‘천계天界의 바람이 되어’를 연다. 김봉규, 김병택, 박정용, 박철우, 정영창 작가 등 5인이 추모의 마음을 화폭에 담았다. 회화 10점, 설치 1점, 영상 1점, 사진 34점 및 전시연계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위로를 넘어 사회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궁극적으로 대형 참사에 대한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한다.

김봉규 작 2014년 4월 16일 오후 동거차도 앞바다 사고 현장. 은암미술관 제공
김봉규 사진작가는 지난 10년간 성실한 기록자로서의 발자취를 그려낸다. 35년 차 한겨레신문 편집국 사진부 선임기자인 그는 세월호 침몰 당시부터 선체 인양까지 3년간 팽목항에 머물었던 시간을 되새긴다. 사진에는 사건 기록과 전달을 넘어 이 시대 보통의 아버지로서 참담한 사건을 바라보는 고통스럽고 슬픈 감정이 묻어나온다.

김병택 작가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반복되는 대형 참사와 국가의 역할에 질문을 던진다. 특히 신작 ‘해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통해 희생자의 넋과 원혼을 추모하고 극락왕생을 빈다. 붉은 풍경이 고통스러운 지난 10년간의 나날을 떠오르게 한다.

박정용 작가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못다 핀 꿈이 마치 꽃처럼 승화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신작 ‘승화된 꽃’을 선보인다. 오브제 작품으로 잠들어 있는 소년의 주위에는 노란 나비가 지키고 날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중등 교사로 그 누구보다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는 박철우 작가는 2년 전 겨울 방문한 진도 팽목항에서 몸소 느낀 감정과 기억을 바탕으로 제작한 ‘2014-그날’을 선보인다. 고요한 바다 밑에 침잠된 영혼을 닦고 닦아 불러온다.

정영창 작 김관홍. 은암미술관 제공
머나먼 타국, 독일에서 세월호 소식을 접한 정영창 작가는 꾸준히 팽목항과 목포신항을 찾아 세월호의 흔적을 수집했다. 그는 ‘촛불’ 등 사진과 회화 작업을 통해 상실 후 남아있는 사람을 위로하고 슬픔에 공감한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수색에 참여했던 고 김관홍 민간잠수사 등 기억에서 사라져 가는 위인들을 다시금 소환한다.

전시는 재발 방지 공언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터지는 대형 참사는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인가 아니면 인재인가 하는 자조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본 전시를 통해 십 년 전 유명을 달리했던 망자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받고 천상의 세계에서 따스한 바람이 되어 자유롭게 지내길 기원한다.

은암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관람자로 하여금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 사회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오픈식은 오는 5일 열리는데, 부대행사로 김호준, 김은숙 배우가 참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은암미술관은 광주 동구 대의동에 있다. 전시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매주 일요일을 휴관.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