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오는 16일 5·18민주광장에서 예술인행동 ‘장’이 진행되는 가운데 참여 예술인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예술인행동 ‘장’ 제공 |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민중적 색채를 화폭에 새겨온 김화순 작가 필두로 광주 예술인 80명이 모였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오는 16일부터 오후 2시부터 5·18민주광장에서 예술인행동 ‘장’을 펼친다. 한자리에 모인 예술인들은 저마다 대형 걸개그림부터 기억물품 만들기, 릴레이 버스킹 등 문화프로그램을 이어간다.
경계없는 자발적 모임인 예술인행동 ‘장’은 꽤 역사가 오래된 추모행사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고 광주에서는 19개 마을에서 촛불모임이 생겼다. 이는 훗날 시민상주모임이 된다. 한달에 한번 곳곳에서 ‘추모문화행사’라는 이름으로 밝혀지는 촛불모임에서 광주 예술인들은 뭐라도 해야 했다. 기억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 진상규명을 바라는 손그림….
시간이 흘러 2015년 세월호 참사 1주기 이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꽤 많은 예술인의 존재를 인지하게 됐고, 한 달에 한 번씩 거리에 나와 난장을 펼치자는 의견이 나왔다. 각자 후원금을 모으고 개인 무대 장비를 보따리처럼 지고 나와 추모행사를 이어갔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던 것이 1년에 한 번 모이는 해도 있었지만 위로와 연대로 사회적 메시지를 다루겠다는 예술인들의 의지가 꺾인 적은 없다.
이번 10주기 예술인행동 ‘장’은 코로나 이후 다시 크게 여는 추모의 장이다. 김화순 작가가 10주기 행사 감독을 자처, 순식간에 80여명이 모였다. 민중미술 1세대 오월의 화가 홍성담 화백부터 샌드아티스트 주홍, 연극인 추말숙, 광주 밴드 우물안개구리, 놀이패 신명, 풍물패 등 셀 수 없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행사 예술인행동 ‘장’의 감독을 맡은 김화순 작가. 도선인 기자 |
단순한 유가족 초상화가 아니다. 배경엔 역사적 현장을 채운 세월호 참사의 여러 스토리를 희미하게 기록해놨다. 팽목항의 풍경부터, 세월호 참사에서 촉발된 촛불혁명, 이순신 광장의 세월호 추모부스 등, 지난 10년간 유가족들이 버텨낸 장소들이 깨알같이 그려져 있다.
“예술인으로서 꼭 해야 할 일이에요. 세상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하는 사람들이니깐요. 진상을 제대로 밝히고 우리 사회가 훨씬 더 좀 더 안전한 사회가 될 때까지, 세월호 참사가 주는 교훈을 화폭에 새기고 싶어요.”
한편 이날 예술인행동 ‘장’에 이어 세월호 참사 10주기 ‘광주기억문화제’가 오후 6시40분부터 열린다. 행사는 배우 지정남씨 사회로 진행되며 김호준씨가 총감독을 맡았다. 영상 상영, 발언, 공연, 플래시몹 등이 이어진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