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최원준이 지난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경기 에서 안타를 터뜨린 뒤 세레모니 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
서울고 출신으로 지난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KIA에 합류한 최원준은 입단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고등학교 3학년 당시 타율 0.470(66타수 31안타)과 함께 4홈런, 14도루, 출루율 0.557, OPS(출루율+장타율) 1.451이라는 괴물같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최원준은 ‘이영민 타격상’과 BIC 0.412상(백인천상)까지 받기도 했다.
내·외야 수비를 가리지 않고 빠른 발과 수준급 컨택 능력을 가진 최원준은 프로 무대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는 2020년 123경기에서 타율 0.326, 2홈런, 35타점, OPS 0.808로 맹활약했으며 2021년에는 143경기 타율 0.295, 4홈런, 44타점, OPS 0.742로 팀 내에서 타격으로 최정상에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말 상무에 입단해 2023년 여름 KIA로 돌아왔지만, 예상치 못한 부진을 겪어야 했다. 2023년 67경기에서 타율 0.255, 1홈런, 23타점, OPS 0.672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며 타율 0.292, 9홈런, 56타점, OPS 0.791을 기록하며 KIA의 정규 시즌 우승에 기여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1할대 타율로 주춤했지만 결과적으로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기도 했다.
2025년은 최원준에게 중요한 해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초반부터 타격 부진에 휩쌓였다. 개막 이후 두 달간 38경기에서 타율 0.195(123타수 24안타)에 그쳤다. 이에 지난달 초 타격 부진으로 1군에서 제외됐고 열흘 만에 다시 돌아온 최원준은 지난달 21일 KT전에서 수비 실책으로 또다시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6월 초 또다시 1군으로 올라온 최원준은 지난 10일부터 5경기 14타수에서 무안타로 부진하고 있었다.
그러자 이 감독이 훈련 중 그를 찾았다. 지난 17일 KT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직접 배팅케이지로 찾아가 배팅 훈련 중인 최원준의 타격 자세를 점검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이 감독은 “지금 타격 타이밍이 반 타이밍 정도 늦는데 방망이가 짧아지면 스피드가 좋아질 수 있는 것 같아서 방망이를 짧게 잡으라고 했다. 손아섭 선수도 그렇고 선수들이 왜 나이가 들면 들수록 방망이를 짧게 잡고 스윙하는 지 이야기 해줬다”면서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안타가 나와서 출루를 하고 해야 불안한게 나아지는 게 중요하다. 본인이 갖고 있던 자신감으로 밀어붙이면 리그 후반기가 시작되기 전에 자신만의 야구 페이스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감독의 특훈 결과가 곧바로 빛을 발하고 있다. 최원준은 지난 17일 KT전에서 8회말 1사 1루 상황 교체투입돼 안타를 터뜨렸고 뒤이어 최형우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자 홈을 밟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18일 KT전에서는 중견수 9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최원준의 안타로 시작해 고종욱, 박찬호로 공격이 이어지며 득점했고, 6회말에도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안타를 성공시키며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팀의 위닝 시리즈 조기 확정에 기여했다.
최원준은 “이범호 감독님께서 직접 방망이를 봐주고 손잡이 부분에 테이핑도 해줬다”며 “애정 어린 조언을 해준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