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제5공화국 청문회에서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전직 대통령, 재벌 회장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질의하는 모습이 국민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 이른바 청문회 스타로 명성을 떨치게 됐다.” 제16대 대통령을 지낸 고 노무현 대통령의 초선의원 시절 소개글이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패기와 열정 넘치는 의정활동을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강렬하게 각인시켰고 이후 대한민국을 이끄는 지도자 자리에 올라섰다. 제22대 국회가 오는 30일 임기에 들어간다. 18명의 광...
2024.05.20 18:49경북 상주를 중심으로 한 퇴계 이황의 사상은 ‘퇴계학’이라는 단어를 만들 정도로 영향력을 끼쳤으며, 주요 중앙정치 세력을 형성한 것에 그치지 않고 조선후기 지배계급에까지 사상적 기반과 동기를 제공했다. 반면 오늘날 ‘실학’이라 일컬어지는 사상, 인물, 유물에 대한 연구와 지원은 매우 빈약하다 할 수 있다. 1592년 임진왜란과 1636년 병자호란을 겪으며 조선이 그동안 신봉해 온 성리학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재야 지식인으로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론에 몰입하는 성리학적 견해보다는 실질주의에 입각한 자연과학적 연구에 ...
2024.05.20 18:49“우리들은 자란다. 오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방정환 선생의 선한 외침으로 제정된 ‘어린이 날(달)’이 있는 5월은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기념일이 많은 달이다. 또한 ‘담양대나무축제’, ‘보성다향대축제’, ‘춘천마임축제’, ‘부안마실축제’ 등 다채로운 지역 축제가 많아 갈 곳도 볼 것도 많다.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쾌적한 날씨로 자연과 하나가 되기 딱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살랑거리는 바람에 아카시아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게 하고, 검붉은 색과 진한 향기로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하는 장미도 곳곳...
2024.05.20 18:49전남일보가 21일로 지령 1만 호를 맞았다. 지난 1989년 첫 창간호를 낸 지 35년 4개월여 만이다. 공간은 그 자리에 그대로지만, 어느 덧 한 세대가 흐르고 바뀌어 버린 시간과 환경, 의식의 변화가 무상하다. 1989년 1월 7일, 전남일보 ‘창간사’의 주제는 ‘민주와 진실, 지방시대’였다. 독자를 향한 다짐도 ‘우리 모두의 귀, 우리 모두의 눈, 우리 모두의 입, 우리 모두의 숨결이 되어 정의의 이 땅에 2000년 대의 희망으로 태어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목표로 삼았던 2000년대의 한 가운데 선 지금, 다시 한번 창간의 뜻을 되새기며 그동안 힘이 되어준 독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전남일보는 조선내화 창업주인 故 성옥 이훈동 회장과 전남일보의 주춧돌을 놓은 故 승정 이정일 회장이 천명한 ‘민주주의 구현, 진실보도 실천, 지역개발 선도’라는 ...
2024.05.20 16:37에크리튀르(ecriture)란 개념을 처음 들었을 때 떠오른 어린이가 있었습니다. 에크리튀르란 프랑스 언어학자 롤랑바르트가 만든 개념인데, 그저 어렵게만 느껴졌었어요. 그런데, 경호(가명)란 초등학생을 생각하며 막연히 이해됐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그 깨달음을 같이 나누려고 합니다. 우치다 타츠루의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에서 나온 에피소드입니다. 글쓴이는 학생들과 파리로 체험학습을 갔습니다. 박물관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지정된 장소(지하철역)를 돌아다닙니다. 무려 열 한곳을 찾아다녔지만, 결국 돌아온 대답은 “더 이상 서비스를 ...
2024.05.19 18:185월 가정의 달, 따듯한 봄날씨와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해 사람이 일년 중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는 시기다. 주말이면 부모들은 자녀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떠나고 연인들은 좋은 풍경·음식 앞에서 추억 한 장 새긴다. 자녀는 어버이날을 핑계로 카네이션 한 송이에 낳아주심의 감사를 전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는 표현이 관용어처럼 쓰이는 이유다. 모두가 즐거운 5월을 보내고 있을 때, 매년 슬픔에 젖는 이들이 있다. 1980년 민주화운동 당시 가족·연인을 잃은 유가족들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광주 시민들은 갑작스레 찾아온 국가의 잔혹...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2024.05.19 18:17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1993년 ‘열반’에 든 성철 스님은 한국불교 근현대를 대표하는 선승이다. 1968년 여름, 해인사 백련암 법당. 수백명의 남녀 대학생들이 땀이 범벅이 돼 절하고 있었다. 스님을 만나려면 누구나 불전(佛前)에 3천 배를 해야한다. 그런데 학생들의 옷이 땀에 달라붙어 보기 민망할 정도였다. 이를 본 법정 스님은 숫자 채우기에 급급해 절하는 것을 비판했다. 그러자 다른 젊은 스님들이 발끈해 법정 스님 방의 물건을 치워버렸다. 논란이 커지자 법정은 서울로 수행처를 옮겼다. 1982년, ...
2024.05.19 18:17윤석열 대통령이 3년 연속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매해 지역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약속했지만 올해 ‘지역 현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을 위로하며 민주 영령의 숭고한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 그는 “오월의 정신이 깊이 뿌리내리면서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워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시대적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고 경제 위기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 자유와 복지 수준 향상 등을 과제로 제시했으나 기대를 모았던 지역발전 정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022년·2023년 기념사에서는 “인공지능(AI)과 첨단 과학기술 발전을 뒷받침하겠다”며 광...
2024.05.19 17:525·18 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5월 정신을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여야 정치권이 이견없이 한목소리를 냈다. 곧 개원을 앞둔 22대 국회에서 개헌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8일 5·18의 헌법 전문 수록을 포함해 이른바 ‘87년 헌법’ 체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고치는 데 방점을 찍은 포괄적 개헌론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같은날 5·18 정신의 헌법 반영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는 점을 여러 차례 부각하며 ‘5·18 원포인트 개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헌법 전문에 수록되는 것은 마땅한 일이고 여야 모두,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야당의 모든 당 대표들이 찬성한 일”이라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최근 경남 김해에서 재배한 국화 1천 송...
2024.05.19 17:53바야흐로 개인 미디어 시대다. SNS로 대변되는 네트워크 망에서 최강자는 소비자 개인이다.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일상 중 최고의 인생샷을 올리며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제시하며 자유롭고 평등하게 욕망하고 산다. 한편으로 이 절대권력을 등에 업고 수십 만 팔로워를 통해 자본을 축적하거나 관종의 진화, 관음증과 사이코패스가 난무하는 환경이라면 소셜 포비아, 곧 SNS 포비아 층이 생겨남도 마땅한 현실이다. 젊은 감독이 쓴 시나리오 ‘그녀가 죽었다’에는 ‘소셜 미디어의 스릴러’라는 소재의 참신함 뒤안에 마땅히 영화가 사...
2024.05.19 17:52대한민국에서 어린이는 나라의 미래이고 희망이며 우리 가정의 보배이자 기쁨이라고 우리는 항상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어린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그리고 평등하게 자라며 꿈을 펼쳐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의무이자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약속이다. 최근 유엔의 조사에 따르면 인구 4000만명 이상인 37개국 중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우리 대한민국이 11.2%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희망인 어린이의 비율이 지속해서 줄고 있으며, 이제는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아주 심각한 상황에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
2024.05.16 17:44마당을 쓴다. 비가 오는 날이 아니고서는 매일 아침 반복되는 일이다. 대빗자루 끝이 흙을 파고들어 그림 아닌 그림이 그려질 만큼 온 힘을 다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마당을 쓴다기보다는 미세하게나마 흙을 뒤엎어 윤기 나게 가꾼다고나 할까. 생전의 할아버지께서도 습관처럼 마당을 쓸곤 하셨다. 그 덕분에 우리 형제들은 그 어느 곳에서보다 마당에서 뛰어놀 때가 좋았다. 땅따먹기나 공기놀이를 할 때마다 손에 닿던 그 보드라운 흙의 감촉이란…. 집주인이 되어 십여 년이 넘는 동안 뜰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흙 마당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했...
2024.05.16 17:44광주 민간·군 공항의 무안 이전 논의가 올해 안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죽했으면 강기정 광주시장이 무안지역민에게 설득 편지를 보낼 계획을 밝혔다. 강 시장은 16일 간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청주·가덕도·대구경북·새만금공항 등 이미 전국은 거점공항 주도권을 놓고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답보상태에 놓인 광주 민간·군 공항 무안 이전에 대해 올해까지 꼭 답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엿보인다. 지난달 24일 무안에서 열린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시 소음대책마련 토론회’를 통해 소음이 특별히 문제가 없을 거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광주·전남연구원은 소음대책 토론회를 통해 군공항 최적지로 무안공항 민간 활주로에서 1.9㎞ 떨어진 무안군 망운·운남 2개면이라고 공개했다. 소음피해지역은 2개 지역과 현경면으로 분석돼 광주시는 이전지역...
2024.05.16 17:43전남권 국립의대 유치를 위해 전남도가 추진 중인 추천대학 선정을 위한 공모 방식 절차와 로드맵 등이 공개됐다. 공모 방식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식하는 동부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남도가 제시한 후보지 공모 방식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동서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뿐 아니라 의대신설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남도는 지난 14일 보성 다비치콘도에서 ‘전남도 국립의대 유치 범도민추진위’와 국립의과대학 설립 포럼을 개최, ‘도민을 위한 도민의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완수하기로 다짐하는 동시에 정부에 추천할 대학 선정 원칙과 절차, 향후 일정 등을 공개했다. 도는 올해 하반기 내 추천대학이 결정되면 올해 말까지 교육부로부터 정원 배정 등 전남권 국립의대 설립에 대한 인가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반발도 거세다. 순천시와 순천대학교는 전남도가 제시한...
2024.05.16 17:43지난 2001년 개봉된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는 서로 도우면 더 좋은 세상이 될 거라는 한 소년의 믿음이 사회를 바꾼다는 내용이다.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찾아보자는 선생님의 숙제를 받은 11살 트레버. 다른 학생들은 숙제에 무관심했지만 트레버는 한 사람이 3명에게 도움을 베풀고, 도움을 받은 사람이 또 다른 3명에게 무언가를 나누면 세상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누구도 현실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를 향한 도움의 손길은 미국 전역으로 번져 나갔고, 기적과 같은 ...
2024.05.16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