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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뿐 아니라 영원의 아이콘이 될 것이다’ 2019년 3월 6일.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부가티가 제네바 모터쇼에 ‘라 브와튀르 느와르’라는 이름의 승용차를 공개했다. 부가티 창립 110주년을 기념해 단 1대, 한정판으로 출시했던 이 모델의 최고출력은 1500 마력. 현대자동차의 최상위 모델인 ‘G90 블랙’이 450 마력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힘이다. 가격도 공개 당시 1670만 유로, 한화로는 253억 6100만 원을 홋가 했다. ‘극한의 독점성과 럭셔리함의 상징’이라는 게 부가티의 자랑이었다. 부가티는...
2024.07.04 17:14이제 곧 휴가철이다. 이른 무더위에 휴가지를 고민하는 이가 늘고 있고, 국내 관광지들도 여행객을 맞을 준비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여행수요 폭발로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에도 휴가를 떠나는 여행객이 넘쳐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올해는 ‘국내에서 짧고 저렴하게 즐기는 여름휴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인데, 이는 고물가로 인해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합리적이고 가성비 높은 여행을 찾는 ‘실속 피서객’이 늘어나고 있는게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최근 데이터 컨설팅 기업인 피앰아이가 전국 2...
2024.07.03 18:29신라시대 학자인 고운(孤雲) 최치원(崔致)은 문집 ‘계원필경(桂苑筆耕)’을 펴냈다. 최치원은 868년에 12세의 나이로 당나라에 건너가 과거에 급제하고, 관료 생활을 거쳐 28세가 되던 884년에 신라로 돌아와 집필한 여러 시문 작품을 엮어 886년 1월에 헌강왕(憲康王)에게 헌상했다. 최치원은 이 문집을 왕에게 바치고, 관직에 중용되기를 구했다. ‘계원필경’의 필경(筆耕)은 융막에 거주하며 문필로 먹고 살았다는 데서 붙인 이름이다. 당대 최고의 사상가인 최치원도 손 글씨로 관직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속 활판 인쇄...
2024.07.02 17:25최근 골프 여제 박세리가 자신의 부친을 고소하고, 기자회견장에서 복잡한 심경을 눈물로 드러냈다. 그녀는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하고 더 이상 부친의 채무를 대신 책임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박세리는 그동안 엄청난 금액의 채무를 변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내용의 입장을 밝히던 기자회견에서 ‘아버지를 막을 수 없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은 끝내 세계가 인정한 강심장 박세리를 울렸다. 그녀도 수백, 수천번 틀렸다고,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존재는 아무리 마음을 강하게 먹고, 독하게 먹더라...
2024.07.01 18:30지난해 7월18일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 잠겨 14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인근 미호교 확장공사 현장에서 임시 제방이 무너져 물이 쏟아져 내려온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지난 주말부터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한반도 전역이 장마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기후위기로 인한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현상은 지난해보다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 시작과 함께 또 다시 ‘오송지하차도’ 참사 등 대형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폭우, 폭염, 가뭄 등 ...
2024.06.30 16:18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는 누구보다 파리와 센강을 사랑했다. 1862년 출간된 대표작 ‘레미제라블’의 주 무대도 센강이었다. ‘센강이 사회적 불평등의 상징이면서, 자유를 위해 싸운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을 지켜본 침묵의 증인이었다’는 게 위고의 회상이다. 빈부격차가 극명했던 프랑스 혁명 시기.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그가 직접 목격했던 센강에 대해서도 이렇게 묘사했다. “센강 한쪽에는 화려한 궁전과 부유한 사람들의 저택이 늘어서 있었지만, 다른 한쪽에는 어두운 골목과 빈민가가 자리잡고 있다. 강물은 그들 사이를 흐르며, 마치 두 세계...
2024.06.27 17:17이제 막 소년을 벗어난, 아이라면 아이였던 19살 그이는 수첩에 삐뚤빼뚤하지만 진심을 꾹꾹 눌러 적었다. 2024년 목표 △남에대한 이야기 함부로 하지 않기 △하기 전에 겁먹지 말기 △기록하는 습관 들이기… 등 첫 직장에서 지켜야 할 일들을 정성스레 새겨놨다. 꿈도 적었다. ‘예체능 계열 손대보기’. 지켜야 할일도 있었다. ‘친구들에게 돈 아끼지 말기’… 또 한명의 19살 그이는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복을 입었더랬다. 나주가 고향인 그는 보건지소장을 지낸 가족의 영향으로 지역 간호대학에 진학, 졸업 후 환자를 돌볼 날을...
2024.06.26 18:32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발동한 시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인 3개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가속화됐고, 일본 관광 취소도 잇따랐다. 반일감정이 확산될 시기, 한 시골 농협에서 ‘위약금을 감수하고 일본관광을 취소한 분들께 보상하겠다’며 이벤트를 꺼내들었다. 이름하여 ‘일본 여행 취소시 국내쌀 증정 이벤트’다. 이벤트는 개시 반나절 만에 내놓은 10㎏들이 쌀 500명 분이 동이났다. 큰 관심에 추가 이벤트까지 나섰...
2024.06.25 17:43한국 소주, 중국 고량주, 서양 브랜디, 위스키, 진, 보드카 등 알코올 농도가 높은 술들은 모두 증류주에 속한다. 증류주는 ‘증류’라는 과학적인 조작으로 알코올을 분리해 만든 고농도 알코올을 함유한 술을 의미한다. 소주, 위스키 등 증류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최근 일이다. 고대 이집트·그리스 철학자들도 증류에 대한 과학 원리는 인식하고 있었지만 증류에 의해 얻어진 것을 술로 소비하는 단계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집트에서는 숯을 만들면서 나무의 휘발성 성분을 모으는데 증류기술을 사용했고 페르시아는 증류 기술을 이용해 장미향...
2024.06.24 16:00“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지는/ 녹두꽃이 되자 하네// 중략 //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 번 이 고을은/ 죽창이 되자 하네 죽창이” - 김남주의 시 ‘노래’(죽창가) 중에서 70~80년대 암울했던 군부독재 시절, 역사의 질곡에 온몸으로 맞서 싸운 전사(戰士)요, 시인이었던 김남주. 올해는 시인과 세상을 달리 산 지 삼십년이 되는 해로, 타계 30주기를 맞아 추모제와 학술제가 잇따라 열렸다. 김남주의 삶과 정신을 기술하기에는 지면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간추리...
2024.06.23 17:48“세계 경제를 읽는 데 경제학은 필요 없다. 두 눈 크게 뜨고 보이는 것에 질문을 던지면 된다.” 지난 2009년 영국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격변하는 세계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담은 책 ‘시그널’을 출간했다. ‘모든 데이터가 물가 인상은 없다고 보여주는데 왜 사람들은 생활비 부담에 짓눌리는 것일까’에서 시작된 그의 의문은 연구 결과 기업이 가격은 놔둔 채 상품의 양이나 부피를 줄인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그해 메리엄 웹스터 사전에 공식 등재된 신조어였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소비자가 눈치...
2024.06.20 17:061974년 출간된 미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R. 메이휴는 자신의 저서 ‘의회 선거 커넥션-국회의원에게 유권자란 무엇인가’의 첫 문장을 이렇게 서술한다. “앞으로의 논의는 연방의회의 의원은 재선에만 관심이 있고 다른 어떠한 것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가정에 따라 전개될 것이다.” 그는 정치인들은 의정 활동 보고회, 민원 해결 및 예산 확보를 통한 지역구 돌봄, 의회 투표 및 연설 등 정치적 입장 표명을 기반으로 한 몸집 불리기 등 크게 3가지 방식을 통해 재선을 포함한 자신의 정치적 몸집 불리기에 충실히 임한다고 지적...
2024.06.20 10:12인공지능(AI)의 발전이 무섭다. 인간의 영역을 하나 둘 정복하고 있다. 일부 학계는 무섭도록 성장하는 AI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결국 언젠가는 인간도 AI에 지배당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상의 정점엔 여전히 인간이 존재한다. 이같은 논리는 진화하는 AI가 아직 인간을 넘지 못하는 영역이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사실 AI는 ‘인간이 생각하는 과정을 본떠서 생각할 줄 아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보자’는 과학계의 도전에서 비롯됐다. ‘인공적으로’ 만든 지능은 ‘자연스러운’ 지능인 인간의 모조품과도 같다. ...
2024.06.18 17:12중국 북송시대 장괴애가 숭양현의 현령으로 재직할 때의 일이다. 하루는 창고에서 황급히 뛰쳐 나오는 한 관리와 마주쳤다. 그를 조사해보니 창고에서 동전 한 닢을 훔친 것이 드러났다. 장괴애가 그를 곤장으로 다스리려고 하니 그 관리가 발끈하며 말했다. “어찌하여 겨우 동전 한 닢으로 저를 벌하시는 겁니까? 허나 저를 때릴 수는 있어도 죽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자 장괴애가 붓을 들어 판결문을 썼다. “하루에 한 닢이면 천일이면 천 닢이다. 먹줄에 쓸려 나무가 베이고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一日一錢 千日一千 繩鋸木斷 水滴石穿(일일...
2024.06.17 18:35농공단지는 농어촌 지역에 설립된 공업단지다. 우리나라 농공단지는 1960~70년대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도농 격차 문제를 풀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농어촌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진을 통해 농촌을 활성화하자는 목적으로 1984년부터 조성된 것이다. 농공단지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참 생소했다. 농업과 공업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라니, 말만 들어서는 어딘지 낯설고 이질적이었다. 농공단지는 그 자체로 작은 도시와 같았다. 공장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사이사이에 농장이 펼쳐져 있었다. 마치 농업과 공업이 서로의 손을 ...
2024.06.17 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