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은 새로운 정치 위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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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4·15 총선은 새로운 정치 위한 시험대"
박성원 정치부장
  • 입력 : 2019. 12.30(월) 17:36
  •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2020년 새해다. 모두 희망을 얘기하는 새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기쁨보다 고통이, 영광보다 시련이 많은 한 해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치·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경기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지 모른다. '좀 더 나은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한 때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경제·사회 등 전 분야에서 쉬지 않고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생산적 정치체제를 만드는 일이다. 고대 동양에서는 국민이 정치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면서도 국정을 잘 이끌어가는'무위정치'(無爲政治)를 가장 이상적인 정치형태로 꼽았다. 무위정치가 실현된다면 더 이상 좋을 순 없겠지만 우리의 형편은 정반대다. 국회의원들 때문이다. 정부를 견제하고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며 국민에게 필요한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의 책무는 매우 크다. 그러나 우리의 국회의원들은 어떤가.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한다'면서도 제 할일은 하지 않고 오히려 국민을 피곤하고 짜증나게 하고 있다. 당리당략을 앞세우고 기득권 챙기기에 급급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막말 비방, 몸싸움 등 추태만 보여주고 있다. 언젠가부터 국회가 '난장판'이 됐다는 소식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는 4월 15일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19대에 이어 또 다시 '최악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20대 국회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회의원을 잘 뽑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4·15 총선에는 지난 연말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개정 공직선거법이 처음으로 적용된다. 전체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을 정당득표율과 연계해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가장 큰 변화다. 사표(死票) 방지, 거대 양당의 기득권 축소,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 확대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추진한 제도 변경이다.

선거법 개정과 동시에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용으로 '위성정당'을 만들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거리를 낳고 있다. 한국당 의원 30명 정도가 탈당해 이른바 '비례한국당'을 원내 3당으로 만든 뒤 한국당이 비례대표를 안 내면 비례한국당이 정당투표에서 '기호 2번'을 받는 구체적인 전략까지 논의되고 있는 형편이다.

선거법 개정은 반대해 놓고, 막상 선거법이 통과되자 '비례전담' 정당을 만들어 의석수를 늘리겠다는 한국당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다른 정당은 일제히 4·15 총선에서 한국당의 '꼼수정치'를 심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총선의 또 다른 변화 중 하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로 선거 연령이 만 19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낮춰졌다는 점이다. 다가오는 총선에선 2002년 4월16일생까지 투표할 수 있게 된다. 전체 '만 18세' 유권자는 53만2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첫 적용, 비례정당 출현 가능성, 선거연령 하향 등으로 4·15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이 위대해야 위대한 지도자가 나온다'는 말이 있다. 매번 되풀이되는 국회 파행사태, 민생을 외면한 정쟁 등 정치가 난맥상을 보이는 것은 여·야 정치인 모두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지만, 그들에게 표를 줬거나,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조금도 나아지는 조짐이 없는 정치인의 구태에 혐오와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다시 한 번 힘을 내야 한다.

국회의원이 당리당략을 버리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하면 안정되고 훌륭한 국회가 만들어질 수 있고 정치도 발전할 수 있다. 그런 사명과 소명을 감당할 수 있는 정치인을 뽑는 일은 바로 국민의 몫이다. 유권자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다. 정말 잘 생각하고 잘 뽑아야 한다. 선거와 투표를 단순한 참정권의 행사가 아니라 나라의 장래가 걸린 국가 중대사로 인식해야 한다.

새로운 룰이 적용된 이번 선거는 우리 정치가 발전하느냐, 여기서 주저앉고 퇴보하느냐 하는 중요한 기로이자 국민적 역량을 검증하는 시험대다. 참신하고 능력있는 국회의원을 뽑아 우리 정치가 새로 태어나게 하자.

박성원 정치부장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sungwo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