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역설… 바이러스 막기위해 쓰레기 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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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코로나 역설… 바이러스 막기위해 쓰레기 더 만든다
포장 등 일회용품 허용으로 쓰레기 급증||유가하락·수출길 막혀 재활용 처리도 안돼
  • 입력 : 2020. 06.16(화) 15:59
  • 도선인 기자
광산구에 위치한 재활용 쓰레기 처리업체. 코로나19 이후 처리하지 못한 쓰레기들이 쌓여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하면서 역설적으로 쓰레기 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다.

16일 점심 후 찾은 광주의 한 카페. 매장 내에서 유리컵을 찾아보기 힘들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부터 테이크아웃 컵에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월 환경부 권고에 따라 식품접객업종 매장 내 일회용품 금지 조치에 대해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A씨는 "공문을 통해 원래 금지됐던 매장 내 일회용품을 사용해도 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손님이 특별히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가 유행하고 테이크 아웃 잔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재활용 포장 용기를 사용하는 배달음식도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사용량이 급증했다. 방역당국도 함께 외식을 하면 침방울이 섞일 가능성을 우려해 포장과 배달주문을 권장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주문량이 1년전 같은 달에 비해 각각 1월은 49%, 2월은 66%, 3월은 67%, 4월은 60% 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노력해 온 쓰레기 줄이기 운동이 짧은 시간 내에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활용 쓰레기 처리업체에도 입고된 쓰레기는 늘고 있지만 처리량을 감당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지난 15일 찾은 광산구 한 생활 쓰레기 처리업체도 처리되지 못한 재활용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곳에서는 오염이 덜 된 유리병, 플라스틱 용기를 선별해 재생원료로 사용한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쓰레기 처리 수출길이 막히고 플라스틱 원료인 원유 가격까지 급락하면서 재활용 처리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재활용 처리업체에서 재활용 용기를 되팔지 못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지 못하면, 쓰레기들은 업체에 방치되거나 소각 또는 매립된다.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이 끼칠 수 밖에 없다.

순환자원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월 ㎏당 289원이던 페트(PET)는 지난달 216원으로, 993원이던 알루미늄캔은 885원으로 떨어졌다. 폐스티로폼을 압착해 만드는 잉곳(ingot) 가격은 653원에서 450원으로 30% 넘게 하락했다. 재활용 쓰레기 처리업체 측에서는 쓰레기 단가가 내려감에 따라 수요자체가 줄어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재활용 쓰레기 처리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유가가 하락하면서 재활용 쓰레기를 되팔지 못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재활용이 아니라 말 그대로 쓰레기로 묻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시 자체적으로 넘쳐나는 재활용 쓰레기 처리 방안에 대해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