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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고위험시설' 방역 지침, 현장에선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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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고위험시설' 방역 지침, 현장에선 '먹통'

'코로나19 고위험시설' 대형 예식장 가보니
수백명 시민 '바글바글'…마스크 착용은 뒷전
단체 행사 줄줄이 예고…실효성 있는 정책 시급

게재 2020-06-28 16:15:18

광주시가 23일부터 코로나19 고위험시설 확대 방침을 발표하는 등 방역에 고삐를 조이고 나섰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정책과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식장에서는 수백여명의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여전히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의무화된 QR코드 명부도 보이지 않았다.

지역의 주요 봉사단체 대규모 행사가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예식장 코로나19 방역 '구멍'

지난 25일 오후 7시께 광주 서구 한 웨딩홀. 예식장 앞 주차장은 수십여대가 넘는 차량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주차장은 붐비는 차량을 감당하지 못해 인근 축협 주차장은 물론 인도까지 가득 매운 채였다.

이날 웨딩홀에서는 1층과 3층에서 각각 A봉사단체 두 개 지부 회장단 이‧취임식이 동시에 열렸다. 한 식장마다 단체 회원들은 물론 축하를 위해 방문한 타 봉사단체 관계자들까지 북적였다. 웨딩홀은 수백여명의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에는 구멍이 뚫린 모양새였다.

밀폐된 공간에 수백여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지만 양복이나 한복 등 격식 있는 복장을 갖추기 위해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이를 제지하거나 지적하는 사람도 없었다.

웨딩홀 입구에서는 관계자 1명이 열 감지를 했지만 이 역시 형식적이었다. 원거리에서 열 감지 카메라로 한 차례 훑고 지나가는 수준이었고 이마저도 오후 7시 무렵이 되자 철수해 보이지 않았다.

방문객들은 QR코드 인식 없이 수기로 신상 정보를 적었다. 방명록 옆에는 손 소독제가 있었지만 장식에 불과했다. 30분 동안 이를 사용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지난 12일 B봉사단체 지부 창립식 상황은 더 심각했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명단 작성과 발열 체크도 이뤄지지 않았다.

예식장 내 뷔페에서는 음식을 담은 후에는 30㎝도 떨어지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식사를 이어갔다.

●방역지침 현장서는 무용지물

광주시가 다중이용시설을 '특별 관리' 하겠다며 내놓은 대책들이 실제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광주시는 지난 23일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 홍보관, 유통물류센터, 300인 이상 대형학원, 뷔페를 코로나19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했다.

뷔페음식점의 경우 관내 대형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예식장 내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음식점 등 총 71곳이다.

대상시설은 가급적 운영 자제를 권고하고, 불가피하게 운영 시 정부에서 정한 핵심 방역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핵심 방역수칙은 △출입자 명부 작성·관리 △출입장 증상 확인 및 유증상자 등 출입 제한 △방역관리자 지정 △사업주·종사자 마스크 착용 △1일 1회 이상 종사자 증상 확인 및 유증상자 퇴근 조치(대장 작성) △행사 등 영업활동 전후 시설 소독(대장 작성) 등이다.

대상시설 이용자 역시 △출입명부 작성(본인의 성명, 전화번호 기재, 신분증 제시) △전자출입명부 사용 의무화 △증상확인 협조 △마스크 착용 △이용자 간 2m(최소 1m) 이상 간격 유지 등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웨딩홀 관계자는 "QR코드 출입명부 인식장비가 아직 구비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수기 방명록 작성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주말부터는 방문자들을 상대로 QR코드 인증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 대규모 봉사단체 행사 줄줄이 예고

문제는 앞으로도 대규모 봉사단체 행사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당장 오는 7월3일 C봉사단체 지부 창립 60주년 기념행사가, 7월4일에는 다른 지부 창립 43년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한 봉사단체에서 행사가 열리면 광주·전남지역은 물론 타 지역 지부에서 오는 관계자들까지 참석자가 수백여명에 달한다.

지난 25일 지부 회장단 이·취임식이 열린 A봉사단체는 광주·전남지역 지부만 82개에 회원수가 3000여명이다.

광주 내에만 12개 지부에 63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C봉사단체 역시 하반기 무렵 회장단 이·취임식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그러나 격식 등 이유로 대부분 봉사단체 기념행사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이 형식적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봉사단체 관계자는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는 단원들은 사회적 관계 탓에 타 봉사단체 기념행사라도 어쩔 수 없이 참석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대부분 봉사단체 기념행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고사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