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정선> 코로나로 인한 학교교육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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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정선> 코로나로 인한 학교교육의 변화
이정선 광주교대 전 총장·현 교수
  • 입력 : 2020. 10.05(월) 12:36
  • 편집에디터
이정선 광주교대 교수·전 총장
코로나19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기원전(BC), 기원후(AD)로 나뉘던 시대 구분이 이제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BC/AC)로 구분할 정도라고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심지어는 우리들의 일상과 인간관계까지 심대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추석명절인데도 가족 간의 상봉도 가로막을 정도이다. 누구도 예측 못했고 겪어보지 못한 현실에 당황스러울 뿐이다.

코로나19가 미친 영향 중에서 사람과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 학교 교육에 미친 영향은 실로 충격적이다. 준비도 없이 봉착한 온라인 학교 교육은 학생 상담은 말할 것도 없고 대면 강의는 물론 실기와 실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학사 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화상 수업과 동영상 수업을 통해 겨우 지식 교육이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그 동안 대면 수업에서 축적한 거의 모든 교육적 노하우가 무용지물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에 쉽게 노출된 취약 계층 아이들의 학습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로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미래 교육이 채 갖추어지지도 않은 채 들이닥쳤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미래 교육은 창의적(창의성)이고 가슴 따듯한 사람(공감 역량)을 교육한다는 기본적인 교육 방향이나 목표를 더 강조했다면, 포스트 코로나는 교육 과정의 운영(특히 교수-학습 방법)에 더 치중한다. 즉 필요한 역량을 재개념화 하는 것보다는 교육 방법론, 즉 교육 과정을 재구성하고 수업 방식을 어떻게 비대면 수업에 맞추어 전개할 것인가를 주로 고민하게 한다.

등교를 하지 못함으로서 오는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간 혼합 수업 방식(blended learning), 혹은 비대면을 대면화하는 방법(untact learning),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학습 방법의 활용, 지식 교육 이외의 예체능 실기 교과의 운영 방안, 사회성이나 공동체성과 같은 대면적 접촉을 통해서 더불어서 함께 해야 배양 가능한 역량, 비인지적 영역인 상담이나 생활 지도, 인성 교육, 그리고 가정에서 집중 양육이 어려운 취약 계층 아동의 교육 격차 해소 방안 등등이 해결해야 할 새로운 교육적 과제가 되었다.

현재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학령 인구 감소와 환경 위기, 그리고 포노 사피엔스와 같은 삶의 변화 등이 동시에 복합 상승하여 기존 교육의 틀을 새롭게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표준(new normal)을 정하는 일, 교육의 전체적 틀을 새롭게 설계하는 일, 교육 목표를 재정립하는 일, 학교 제도의 변화, 교육 과정(교육 내용과 방법)의 변화, 교수-학습 방법의 변화, 그리고 교육 주체자 역할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관리자의 역할, 교사의 역할, 학부모의 역할, 지역사회의 역할, 뿐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 교육기관이나 평생 교육기관, 그리고 마을 교육 공동체 등의 역할도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더라도 현재로서는 과도기적으로 대면과 비대면이 병행되는 상황에서 우선 당장 필요한 교육 환경은 최소한 구축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추후 예기치 못하는 등교가 불가능한 상황을 대비하여 현행 체제를 개편하여야 한다. 먼저는, 현행 교육 정보원을 원격 교육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하여 학교 교육 과정의 재구성(대면과 비대면 수업으로 성취할 수 있는 최소 성취 기준 마련), 대면 비대면 수업의 효과적 방법 제공, 비대면 수업 자료(콘텐츠) 제작, 학습 관리시스템(LMS) 구축, SW교육 및 체험센터 운영, IT영재 육성, AI 교육 등 교육 정보 시스템의 운영과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단위 학교에 구축되어야 할 기본 환경이다. 실시간 온라인 수업이 가능하도록 교사들에게 1인 1대의 노트북, 웹캠, 마이크, 웹 프로그램 등이 지급되어야 한다. 온라인 수업 자료 제작이 가능하도록 관련 소프트웨어와 웹을 구비해 주어야 한다. 학생 수업용 패드와 학생용 컴퓨터가 교실마다 구비 되어야 한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취약 계층 아동들에게는 대여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도와 줄 학습 도우미 지원도 고려해 보아야한다. 실시간 온라인 수업과 동시 접속 검색이 가능하도록 무선랜 구축과 교실마다 와이파이 AP망이 구축되어야 한다. 끝으로, 이러한 시설과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사의 컴퓨터 활용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연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나아가 SW교육, 코딩 교육, AI교육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하여 학생들이 뛰놀지 못한 사이 운동장엔 쑥쑥 자란 풀들만 그 자리를 메꾸고 있다 한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웃음소리가 끊겨버린 텅 빈 교실들이 다시금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넘쳐 나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