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성은> 한빛5호기와 지역사회의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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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조성은> 한빛5호기와 지역사회의 공감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이사· 광주경총 부회장 
  • 입력 : 2020. 12.02(수) 12:59
  • 편집에디터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이사· 광주경총 부회장

한수원은 지난 4월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한빛5호기의 원자로헤드 관통관 용접재인 '인코넬600' 재질이 부식과 균열에 취약해서 관통관을 강도와 가공성 면에서 우수한 '인코넬690' 재질로 보강용접하기로 했다. 그러나 5월 6일 관통관 중 하나에서 미세 균열이 발생하여 이를 '인코넬690' 재질로 표면을 덧씌워 용접하기로 했지만 7월에 작업자의 실수로 다른 관통관 하나가 '인코넬690'이 아닌 스테인리스 재질로 잘못 용접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한수원은 해당 용접 부위를 제거하고 '인코넬690'으로 재용접한 뒤 모든 관통관을 조사해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어 원안위의 승인을 받고 10월 6일 가동 준비에 착수했지만 20일 만에 용접작업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함에 따라 한수원은 가동을 완전히 중단한 뒤 규제기관인 원안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함께 전면 조사에 나선 결과 부실 관통관이 2개로 늘어난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 KINS에 따르면, 각 관통관 작업 시마다 촬영된 84개의 CCTV 동영상 중 확보된 68개의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한수원은 나머지 녹화기록이 없는 16개의 동영상 복구작업을 통해 조사를 이어나가고 있고 추가 확인이 필요한 동영상 9개에 대해서도 확인 중에 있다.

최근 발생한 한빛5호기 부실공사와 관련된 내막은 이와 같다. 이로 인해 지역민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이는 충분히 공감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 연원은 한빛원전, 그리고 작업을 진행한 업체에 대한 실망일 것이다. 이러한 소동이 다름 아닌 작업자들이 불량 용접 사실을 감춘 데서 비롯되었다는 점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 같다. 모든 작업자는 일선 현장에서 스스로 본연의 임무를 정확히 수행해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완수하지 못한 것이 문제이며, 따라서 안전에 대한 매뉴얼이나 제도, 시스템의 문제를 논하기 이전에 개인의 소양, 직업의식, 그리고 가치관의 문제를 지적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일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한 용접작업 시행 업체, 그리고 관리를 소홀히 한 한수원은 지역민들에게 지체 없이 그간의 과정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질책을 따끔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제 원인은 다 밝혀졌으니 용접에 관한 품질관리 절차에 따라 재발방지책을 수립하여 승인을 받은 다음 하루속히 용접작업을 진행해서 문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필자는 이 기회에 이번 문제와 관련된 한수원의 입찰 시스템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현재 한수원은 모든 구매 행위에 있어 정부의 조달규정에 따른 경쟁을 실시하고 있는데, 원자력은 아주 특수한 분야인 만큼 일괄적으로 여타 사업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보다는 원자력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번 일은 용접작업에 우수한 작업자인 수행사 직원들을 쓰지 않은 것이 원인인데, 그 이유는 과다경쟁에 따른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인건비가 비싼 자사 인력이나 원자력 전문업체 인력을 사용하게 되면 경쟁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기간제 작업자를 일정 기간 교육을 통해 자격부여를 하고 작업을 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한빛5호기 입찰에서도 이러한 최저가 입찰의 부작용이 저와 같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 따라서, 원가가 상승하더라도 원자력 전문업체에서 시스템에 의해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원자력 품질보증절차에 익숙하며 용접 자격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용접 전문기술자를 보유한 업체가 이런 사업의 적격자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는 천편일률적 경쟁 시스템을 적용하기보다는 제도를 개선해서 수행사가 최소한의 전문기업의 인력을 사용하여 작업을 수행하도록 한다면 그 작업자는 품질보증시스템에 따른 수행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구매방법과 사업 운영 시스템 등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 협력업체도 충분한 가격을 통해 우수한 품질을 구현해 낼 수 있도록 사업수행 제도를 개선하고 보완책을 강구한다면 차후에는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그렇게 해야 원전이 지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역민들 또한 이번 5호기 문제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큰 기술적 문제가 아니므로 시급히 전체적 문제를 파악한 후에 한수원과 지역민이 협력하여 5호기에서 문제가 된 부분을 재시공하고 하루속히 매듭을 짓는 것이 경제적 손실을 막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본다.

지역민들도 한빛원전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고, 지역발전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환경에 처한 국내 경제를 고려하여 이럴 때일수록 뜻을 모아 지혜롭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또한, 이번 일로 많은 질책을 받는 한빛원전 임직원들이 앞으로 더욱 원전의 안전을 잘 유지해 나가고 국가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의욕을 고취시켜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