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공공배달앱, 사업자 선정 놓고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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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공공배달앱, 사업자 선정 놓고 잡음
광주시, 민관협력형 운영 계획||우선협상대상자에 ‘위메프오’||대기업 계열 신생사 선정 논란||전통시장 활성화 추진 불투명
  • 입력 : 2020. 12.20(일) 16:12
  • 김은지 기자
광주시가 내년 7월을 목표로 광주형 공공배달앱 출시 준비에 착수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최근 비대면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외식을 즐겼던 시민들은 '배달 주문'으로 눈을 돌렸고, 매출 하락으로 시름에 빠졌던 자영업자들도 배달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다.

하지만 민간배달앱의 높은 수수료와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광고비 등은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켰고, 전국 각 지자체는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앞다퉈 '공공배달앱'을 출시하고 있다.

광주시 역시 지난 9일 '위메프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공공배달앱 운영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했다. 광주형 공공배달앱은 내년 4월 시범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7월부터 본격 운영될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역화폐와 연계한 광주형 공공배달앱을 구축해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상인들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광주형 공공배달앱 민간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위메프오'가 대기업 계열의 회사라는 점에서, 당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공공배달앱 참여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또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시의 지원 예산과 운영에 관여하는 비중이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아 '겉모습만 공공배달앱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일까지 공공배달앱 민간사업자를 공모해 3개 업체가 사업계획서 심사에 참여했다.

광주시는 사업계획서 평가의 공정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정량평가(25점), 정성평가(80점)로 진행했다. 특히 정성평가는 분야별 유관기관의 추천을 받아 평가위원을 구성했고 제안사의 추첨을 통해 다빈도로 선정된 7명의 평가위원이 최종 평가한 결과를 반영해 최종 우선협상자를 선정했다. 해당 평가에서 위메프오는 기업신용평가서를 제출하지 못해 정량평가 항목인 경영상태 평가에서 최저점인 7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형 공공배달앱이 민관협력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어플 운영 시 요구되는 기초적인 서버와 사업운영 부분의 강점을 높게 평가했다"며 "위메프오의 경우 서울시 주문배달 서비스인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여 중인 업체이기도 하다. 민관협력으로 운영되는 공공배달앱의 선례를 참고해 적합한 업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설립된지 1년 이상 되지 않은 기업이라 기업신용평가서를 제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상태 부분에 있어서는 최저점을 부여했다. 그렇지만 이미 지역 내 2000개 가맹점을 확보한 업체인 만큼 시장 돌파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현재 발표된 광주형 공공배달앱의 목표 중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전통시장 활성화'다. 광주시는 공모양식 중 참여요건에 '전통시장의 디지털화를 위한 운영 역량을 갖고 있을 것'을 명시했다.

현재 광주는 양동시장과 송정역시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기존 오프라인 방식만을 고수 중이다. 때문에 온라인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은 전통시장을 공공배달앱과 연결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껏 등한시해온 전통시장 온라인 판매망 구축사업을 공공배달앱 출시에 맞춰 민간업체에 떠넘긴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전통시장 온라인 활성화가 이뤄지지 못한 만큼, 지원해야 할 부분이 많음을 알고 있다. 전통시장과 연계하는 사업에 있어서는 일정 범위 내에서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공공배달앱 운영업체가 독단적으로 운영하지 않도록 시에서도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전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타 지자체가 출시한 공공배달앱은 '배달의민족'·'배달통'·'요기요' 등 기존 민간배달앱 이용자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매력적인 유인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며 "쿠팡이츠 등 민간배달앱 후발주자들이 낮은 수수료를 강점으로 쏟아져나오고 있는 만큼, 배달앱 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형 공공배달앱이 타 지자체보다 늦게 출시되는 만큼 다각적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역민 사이에 파고들고, 전통시장 활성화 등 성공적인 공공배달앱의 모범사례로 남기 위해 좀 더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