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24-2> 백신 1호 접종자 "독감 백신과 차이 못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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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24-2> 백신 1호 접종자 "독감 백신과 차이 못 느꼈어요"
26일 오전 전국서백신 접종 시작||"독감주사 비슷…마음한결 편해"||예진부터 접종까지 10분도 안걸려||"방심은 금물…경각심 유지해야"
  • 입력 : 2021. 03.01(월) 17:52
  • 김진영 기자
지난달 26일 오전 9시 목포 참사랑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장석정(72) 원장이 의료 종사자들을 예진하고 있다. 목포참사랑요양병원 제공.
"백신을 맞으면 요양병원 어르신들한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백신이 제 자신을 지키는 것이기도 해서 접종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지난달 26일 오전 9시 목포 참사랑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송지영(44) 책임간호사는 "첫 번째 접종자가 된 것은 영광"이라며 "맞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송 간호사를 비롯한 20여명의 요양병원 의료진들이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하게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백신 접종에 참여한 간호사와 의료진들은 이날을 '길고 긴 악몽의 끝'이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전환점'이라고 했다.



● 독감주사 비슷…희망 느껴



송 간호사는 예방 접종이 시작되기 전날부터 조금은 긴장했다고 털어놓는다. 그간 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하다는 확신이 있었지만, 막상 접종 시기가 닥치니 왠지 모를 긴장을 느꼈다.

송 간호사는 "혹시라도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해외 사례를 찾아보며 노심초사했다"며 "그러나 막상 백신을 맞아보니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고 했다.

접종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분 남짓. 직접 백신을 맞아보니 일반 백신 접종과 다른 점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는 "맞을 때는 조금 긴장됐지만 맞는 순간 '이게 주사인가' 싶을 정도로 느낌이 없었다"며 "근육주사보다도 안 아팠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이 끝나자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안도감이다. 마음 한 켠의 짐을 내려놓는 기분이 들었다.

송지영 간호사는 "요양병원에 계시는 아버님 어머님들이 혹시라도 저 때문에 감염되지는 않을지 걱정되는 마음을 늘 갖고 다녔다"며 "지난 1년간 보호자들을 만나지 못해 우울해하시는 어르신들이 드디어 가족들을 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니 저도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송 간호사의 가족들에게도 이날은 해방이다. 7살 그의 아들은 마스크를 쓰는 것이 너무나도 익숙한 일상이다.

송 간호사는 "말을 떼고 나서부터 늘 마스크를 달고 다녀야만 했던 아이는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이들에게 일상을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가족과 여행을 떠나고 싶다. 지난 1년동안 만날 수 없었던 지인들의 모습도 떠오른다.

송 간호사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분들이 경제적, 사회적 고립을 강요당할 수 밖에 없었다"며 "마침내 길고 긴 악몽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희망을 느낀다"고 했다.



● 지나친 낙관은 금물…경각심 가져야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들은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며 "경각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접종을 담당한 의료진 장석정(72) 원장은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방역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것"이라며 "변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접종이 이뤄진 후에도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동시에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이미 전 세계에서 2억회분이 넘는 백신이 접종됐지만 부작용 사례가 극히 적었고 대부분 경미한 증상으로 파악된다"며 "집단면역을 형성하고 잃어버린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인구의 70% 가량이 예방접종을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학술적으로는 어느 백신이든 안전하고 예방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돼 있다"며 "백신 접종 관련 가짜뉴스와 유언비어에 호도돼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이전을 의미한다기보다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장 원장은 "빠르게 변종이 확산되는 현 상황에서 독감처럼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다시 개발해 접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 면역을 유지하면서도 모든 상황이 종결된 것처럼 여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