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송송 광주 도로, 정비 절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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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구멍 송송 광주 도로, 정비 절실하지만…
폭설·잦은 비로 인해 도로 노후화||올해만 포트홀 신고 4200건 발생||10년간 똑같은 예산·재포장 불가
  • 입력 : 2021. 03.03(수) 17:44
  • 최원우 기자
광주 남구 봉선동의 한 도로에 발생된 포트홀이 정비가 진행되지 않은 채 2주째 방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폭설과 잦은 비로 인해 광주지역 도로가 급속도로 노후화되고 있다. 시민 불편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인력이 태부족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1월 초부터 지난달 2월 25일까지 광주지역 곳곳에서 4200여 건의 포트홀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그간 광주시 연간 포트홀 발생 건수는 2018년 1만312건, 2019년 6486건, 2020년 1만1616건이다. 연평균 30% 정도의 포트홀이 두달 만에 발생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도로 위의 지뢰'로 불리는 포트홀은 눈이 얼었다가 녹는 과정과 비로 인해 젖은 도로 노면이 마르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도로 노면이 움푹 파인 탓에 차량 운전자들의 불편은 물론 차량 손상과 교통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어 포트홀은 빠른 시일안에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

광주시가 손을 놓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잦은 눈과 비로 도심 곳곳에서 포트홀이 발생하자 지난 1월 파손도로 정비를 위해 상시 운영하던 보수 인력을 늘렸다.

포트홀이 대규모로 발생한 서문대로 등 9개 노선 17㎞에 대해선 재포장을 진행해 운전자들의 불편을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최근 다량의 비가 내린 후 광주 도심 곳곳에서 포트홀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 1일에는 100여 건이 넘은 자동차 파손 신고가 접수 되기도 했다.

당시 빛고을대로 등 특정 도로에서는 한꺼번에 10여 대의 차량의 타이어가 터지는 파손 신고가 잇따랐으며, 같은 날 오후 광주시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도로에서도 지름 1m의 포트홀이 발생해 저녁까지 최소 20대 이상의 차량이 타이어 파손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하루 동안 남문로, 영광로, 빛고을대로, 무진대로, 상무대로 등 17곳 도로에서 크고 작은 포트홀 100여 곳 이상 발견돼 신고 접수됐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올겨울 유독 많은 양의 눈이 내린 탓에 곳곳에서 포트홀이 발생하고 있다. 상시 정비반을 운영해 보수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포트홀 관련 신고는 지금도 끊임없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구멍이 뚫린 광주시내 도로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광주시는 도로에 포트홀이 발생하면 파인 곳을 메우는 임시조치를 일차적으로 진행한 뒤 도로정비가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위주로 이차 재포장을 진행해 왔다.

허나 현재 광주시의 도로정비 예산으로는 재포장은커녕 발생 된 포트홀 전부를 임시로 메꾸기도 벅찬 상황이다.

통상 도로관리에 필요한 연간 예산은 90억~100억원 수준이지만, 현재 광주시 예산은 20여 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련부서 관계자는 "광주시 도로관리 예산은 작년이나 10년 전이나 항상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정비인력 등도 수년째 그대로"라면서 "정해진 인력으로 광주 전체 도로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도로는 차량통행에 따라 노후화되고 평균적으로 10년에 한 번은 재포장이 진행돼야 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재포장은 해를 넘겨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폭설과 잦은 비가 내리자 도로 노후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광주 도로 곳곳에서 포트홀이 한 번에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즉, 기존 도로가 노후화돼서 전면적인 공사를 실시해야 함에도 돈이 없어 이를 방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도로 건설 업계 관계자는 "예산이 매년 고정됐다는 말은 누구도 예산을 늘리려고 하지 않았다는 뜻이거나 도로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는 것"이라며 "10년을 한결같은 예산만 집행한 결과가 지금 이것이며 앞으로도 더욱 나빠지게 될 뿐"이라고 진단했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