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마스크에 지구가 울고 있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버려지는 마스크에 지구가 울고 있다
재질 상관 없이 일반 쓰레기 분류||플라스틱·철사 재활용 소재 많아||마스크 혼용 섬유 재활용 힘들어||환경단체 “다양한 방법 모색해야”
  • 입력 : 2021. 04.07(수) 15:21
  • 김해나 기자
광주 북구 한 도로에 일회용 마스크가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다.
"코로나는 마스크가 막는다지만, 지구는 누가 지키나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마스크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 됐다. 하지만 쓰고 버려진 마스크의 재활용이 힘들다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재활용이 힘든 마스크는 지구의 환경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주변이나 여행지 곳곳에 버려진 마스크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국민신문고 민원·제안이 최근 1년간 900건 이상 접수됐다. 이는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마스크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6일 오전 광주 서구 내방동의 한 아파트.

일반쓰레기 수거함에 쌓인 종량제봉투 안에는 일회용, KF 마스크가 실타래처럼 엉켜 무더기로 버려져 있었다. 입구를 제대로 묶지 않고 배출된 봉투에서 마스크가 삐져나와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날아갔다.

주민 최 모 씨는 "이틀에 한 번씩 종량제봉투를 버리는데 3분의 1 정도가 마스크로 가득 찬다"며" 하루에도 몇 개씩 나오는 마스크를 보면 '환경오염이 심각하겠구나' 싶지만, 코로나 상황에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을 생각하면 면 마스크를 쓰는 게 제일 좋겠지만, 면은 KF 마스크처럼 필터도 없고, 제대로 침을 막아줄까 걱정되기도 한다"며 "안전 면에서도, 편리성 면에서도 일회용 마스크를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광주 동구 산수동의 한 거리도 마찬가지였다. 주민들이 지나다니며 거리 이곳저곳에 버려진 마스크를 밟았고, 시꺼메진 마스크가 흩날렸다.

주민 김두석 씨는 "산책을 하다 보면 거리에 버려진 마스크에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나도 마스크를 쓰지만, 환경 파괴에 대한 걱정은 항상 한다.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못하면 실내에 들어가기조차 힘든 상황에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처럼 시민들도 마스크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해 인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 상황에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평균 2.3일당 1개의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민국 국민이 5180만여 명인 것을 고려했을 때, 하루 2000만 개의 마스크를 소비하고 연간 73억 개 이상을 배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환경부에서도 마스크에 대한 별다른 지침을 내놓지 않고 일반 쓰레기로 취급하고 있다.

2018년 환경부에서 발표한 '재활용품 분리배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마스크는 재활용품 분리배출 대상이 아닌 일반 쓰레기로 분류돼 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넣어 배출하면 된다.

현재 대부분 일회용 마스크는 철사, 마스크 풀림을 방지하는 플라스틱 고리, 호흡기 부분을 가리는 부직포 등으로 만들어진다.

환경부의 지침이 분리배출의 기본 원칙인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에 어긋나지만, 철사나 부직포 등을 일일이 분리해 배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직포, 면 등 모든 마스크는 일반 쓰레기로 취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체품으로 면 마스크 이용을 생활화하고, 일회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 정확한 배출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은정 광주환경운동연합 팀장은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게 됐지만, 마스크로 인한 환경오염이 코로나 장기화에 미치는 영향도 분명 있다"며 "재활용이 힘든 일회용 마스크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대신 면 마스크 사용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분리배출이 힘든 일회용 마스크는 제대로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마스크가 함부로 버려지면 야생 동물이 끼임 사고 등을 당하기도 한다. 마스크를 버릴 때 귀에 거는 끈을 잘라서 버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