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미 선데이'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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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미 선데이' 타이거즈
최동환 전남일보 체육팀장
  • 입력 : 2021. 06.07(월) 17:26
  • 최동환 기자
최동환 전남일보 체육팀장
헝가리 작곡가 레조 세레스는 1933년 'Szomoru Vasarnap'(우울한 일요일)이라는 곡을 발표한다. 당시 시대상이 반영된 우울한 멜로디의 이곡은 처음에는 그냥 연주곡이었다. 이후 라졸라 자보에 의해 가사가 붙여졌고, 1935년에 노래가 발표됐다.

1936년부터 부다페스트에서 이 노래를 들으며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유명세를 탔는데, 이 곡의 작곡가 레조 세레스조차 1968년에 자살했다. 이 때문에 '자살의 찬가', '자살의 송가'로도 알려져 있다.

이 노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바르코프가 1988년 소설 '우울한 일요일의 노래(The Song of Gloomy Sunday)'를 발표했고, 이 책을 원작으로 1999년에 만들어진 영화가 '글루미 선데이'다. 영화 '글루미 선데이'는 한 여자와 그녀를 사랑한 세 남자의 비극적 운명을 그렸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올시즌 일요일만 되면 우울하다. 올시즌 일요일에 치른 10경기를 모두 졌기 때문이다.

KIA는 일요일만 되면 투타 밸런스의 불균형이 더 심해진다. 일요일 10경기 평균자책점 6.38로 투수들은 일요일만 되면 두들겨 맞는다. 타자들은 일요일에 타율 0.232로 더욱 부진하다.

개막전인 지난 4월 4일 잠실 두산전에서 '에이스' 애런 브룩스가 7.1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의 집중력 부족으로 1-4 패배를 당했다. 지난 6일 광주 LG전에선 선발 이민우가 3.2이닝 7실점으로 일찍 무너진 데다 타선도 침묵하며 0-10 영봉패를 당했다.

지난해에도 KIA의 일요일은 '글루미 데이'였다. 유일하게 일요일만 5할 승률을 기록하지 못했다. 10승15패로 승률 4할에 그쳤다. 지난 시즌 KIA가 가을야구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였다.

올해도 KIA의 '글루미 선데이'가 이어지고 있다. 프로야구가 중반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앞으로도 '일요일 부진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올해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할 게 뻔하다.

KIA타이거즈 선수들이 좀 더 투타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지역 팬들에게 일요일 경기 승리의 기쁨을 선사해주길 기대해 본다. 최동환 체육팀장 cdstone@jnilbo.com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