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유전자·김정태> [임팩트 시대가 왔다] 회사 보다 더 유명한 직원들이 많아지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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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 유전자·김정태> [임팩트 시대가 왔다] 회사 보다 더 유명한 직원들이 많아지는 시대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이사
  • 입력 : 2021. 07.21(수) 15:08
  • 편집에디터
김정태 MYSC 대표
최근 특이한 이메일을 받았다. 홀로서기청년(자립준비청년 및 미혼부모청년)의 주거안정을 지원하는 소셜벤처에서 컨설팅을 요청하는 이메일이었다. 코로나19 이전에 준비했던 사업이 많이 지연되었지만 더 이상 늦출 수 없기에 MYSC의 코칭을 받아 "뭔가 가닥이 잡히고, 초심과 같은 의욕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매우 반가운 요청을 덧붙였다. "귀사의 업무에 지장이 없다면 김선미 컨설턴트의 코칭을 받고 싶습니다." 해당 소셜벤처는 그 전부터 MYSC의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자주 방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선미 컨설턴트가 쓴 '행동주의기업'(서진석) 독후감 등 여러 편의 글을 읽으면서 이 분의 관점과 역량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판단한 것이다.

MYSC에서는 사실 이런 사례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 한 외국계 대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MYSC 특정 구성원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기업문화와 특별히 잘 맞는다며 해당 담당자를 PM으로 함께 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지난주에는 과거 인턴으로 입사한 30대 초반의 이예지 책임컨설턴트(비즈니스최고책임자)가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는 기쁜 소식이 있었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 장관 등 11명의 정부부처 장관, 한노총과 민노총 대표 등 근로자 대표 3명,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사용자 대표 3명과 더불어 위촉된 농협중앙회 회장, 벤처기업협회장 등 7명의 민간위원에 포함된 것이다. 실제 이예지 책임컨설턴트는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 사업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북한이탈주민 창업자의 스타트업에 임팩트투자를 리드하며 포용적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왔다.

앞서 언급된 김선미 컨설턴트나 이예지 책임컨설턴트 등을 세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사내기업가(intrapreneur)란 단어다. 사내기업가란 기업이나 조직에 속하지만 개인의 관심과 철학, 세계관과 기업가정신을 적극 발휘하여 소속된 기업이나 조직의 범위를 넘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개개인을 말한다. MYSC와 같이 사회양극화, 경제불평등, 환경위기 등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집결된 조직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결국 그 조직 역시 참여하는 개개인의 역량과 기업가정신을 넘어설 수는 없다. 따라서 기업의 브랜드만이 아니라, 기업에 속한 구성원이 누구이며 어떤 브랜드를 가지고 있느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가 됐다. 기업이나 조직은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하는 직원이 아니라, 무엇이 필요하며 어떤 행동을 취하고 구체적인 임팩트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 자주적으로 생각하고 조직 내에서 협업하며 내외부의 자원을 연계할 수 있는 사내기업가가 필요하다.

구성원은 기업에게 인적자본(human capital) 관점에서 해석되기도 하고, 기업가치 측면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기업의 가치를 구성하는 무형자산(intangible asset) 중 하나로 간주된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저명한 재무학 교수 알렉스 에드먼스는 'ESG 파이코노믹스'에서 "무형자산은 2020년 기준 S&P500 기업 가치의 90%를 차지했다"고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500대 기업 리스트에서 기업 가치 중 무형자산의 비중이 1975년 기준 17%에서 90%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기업이 불확실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음을 뜻한다. 실제로 세계적인 ESG 평가 체계인 MSCI의 경우 기업의 사회(Social) 분야 평가에서 인적자본(human capital)을 가장 먼저 다루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는 재편되는 비즈니스 현황을 분석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상상력(imagination)과 창의성(creativity)이 중요해진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상상력과 창의성은 기업이나 조직의 정관이나 전략문서, 사업계획서 또는 아름다운 사무실에서 나오지 않는다. 또한, 회사의 소개자료나 홈페이지에 상상력과 창의성이 언급된다고 해서 상상력과 창의성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 모든 근원은 바로 사람에서 비롯된다. 회사나 조직의 이름으로 유명하기보다, 누군가가 근무하는 회사나 조직으로 유명해지는 시대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