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째 '폭염경보'… 밤낮으로 찜통더위와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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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째 '폭염경보'… 밤낮으로 찜통더위와 '사투'
유독 짧은 장마… 빨라진 폭염 ||광주, 지난 12일부터 경보 발령||도심 피서객들, 마트로 카페로 ||“당분간 35도 내외… 건강 유의”
  • 입력 : 2021. 07.26(월) 17:57
  • 김해나 기자

광주를 비롯해 전국이 '가마속 폭염'으로 들끓고 있다. 광주는 지난 12일 발효된 '폭염경보'가 26일까지 15일째 이어지고 있다. 폭염 속 한 시민이 바쁜 걸음으로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뉴시스

그야말로 푹푹찌는 '가마솥 더위'다. 광주를 비롯해 전국이 곳곳이 불볕더위로 연일 끓고 있다.

26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광주는 지난 12일 발효된 '폭염경보'가 이날까지 15일째 이어지고 있다. 폭염주의보까지 더하면 폭염특보 기간은 더 길다. 지난 21일 광주의 낮 최고기온은 35.1도까지 올라갔다.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지는 기상특보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폭염'의 정도는 더하다. 올해 유독 짧아진 장마 때문이다. 통상 6월 말에서 7월 중순까지는 장마철이다. 하지만 올해 장마가 일찌감치 끝나면서 폭염도 그만큼 빨리 찾아왔다.

폭염을 이기려는 시민들의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대형마트 등은 조금이라도 시원한 곳으로 '도망'친 도심 피서객들로 북적거렸고, 도심 공원 등에는 오후 늦게까지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시민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폭염과 맞서야 하는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위를 잊기 위해 안간힘이다.

지난 25일 찾은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 먹을거리를 사러 나온 이들, 아이 장난감을 사러 온 가족 등 다양한 이들로 장사진이다. 무더운 날씨 속 시원한 마트를 '피서지'로 택한 이들이 부지기수다.

마트에서 만난 김현경씨는 "밖에서 5분만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마트에 왔다"며 "반찬거리도 사고 더위도 식힐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고 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 등도 '최적의 피서지'다. 최시훈씨는 요즘 카페를 찾는 것이 일상이 됐다. 그는 "다양한 종류의 음료도 마실 수 있고, 여차하면 식사까지 간단히 해결할 수 있으니 주말에는 거의 여기서 살다시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광주지역 한 카페에 시민들이 모여 음료를 마시고 있다.

광주 서구 운천저수지 등 도심 공원에도 폭염을 이기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운천저수지에서 만난 김모씨는 "에어컨 바람만 쐬고 있자니 두통이 심해져 여름밤이면 저수지를 돌곤 한다"며 "땀이 좀 나더라도 운동했다고 생각하고 씻으면 오히려 더 개운하다"고 말했다.

찜통더위 탓에 노점상들은 힘겨운 여름나기가 되고 있다. 생계 때문에 푹푹 찌는 무더위에도 길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그들이다.

노점 상인 박모씨는 "날씨가 더워지니 장사를 오래 할 수 없다. 점심시간은 통째로 쉬고 오전, 오후에 시간을 나눠서 일해야 한다"며 "채소도 시들어버리니 분무기를 들고 다니는 건 필수가 됐다"고 했다. 그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휴대용 선풍기인 '손풍기'를 꺼냈다. 얼굴에 한참 손풍기 바람을 쐬던 그는 더위를 참을 수 없는 듯 냉매제가 들어있는 방석까지 꺼내 들었다.

그는 "선캡을 쓰고 큰 양산을 펼쳐놓고 있어도 공기 자체가 더우니 땀이 비 오듯 온다"며 "방석을 깔고 앉으면 잠깐이라도 시원하다. 너무 더우면 목에 감거나 정수리에 올려놓기도 한다. 나만의 노하우다"고 웃었다.

폭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광주지방기상청은 8월5일까지의 중기예보(10일 예보)를 통해 "당분간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35도 내외로 폭염이 지속되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며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 장을 보며 더위를 피하기 위한 시민들이 모여 있다. 김해나 기자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