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서(27·꽃분이 플라워샵 대표)(35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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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이은서(27·꽃분이 플라워샵 대표)(354/1000)
  • 입력 : 2021. 08.22(일) 15:03
  • 김은지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 동구에 위치한 꽃분이 플라워샵 대표 이은서입니다.

꽃분이는 2018년도에 설립된 기업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등 국내 기관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어 다채로운 지원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꽃분이 강의나 꽃분이 그린인테리어, 꽃분이 화훼상품, 꽃분이 퍼퓸 등 학생분들이나 소비자 분들게 좀 더 편하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상품을 디자인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화훼와 관련없는 과를 전공했었는데 막상 가보니 적성도 안 맞고 재미가 없어서 '이길이 내 길이 아니겠다' 생각을 하니깐 갑갑한 거예요. 잘하는 것도 생각나는 꿈도 안 떠오르고… 그래서 내린 결론이 '그냥 뭘 할지 모르니깐 돈이나 벌자' 하고 아르바이트를 3군데를 같이 다녔어요. 그렇게 돈을 벌다 보니 돈이 차곡차곡 모여가는 중 정말 뜬금없이 떠올랐답니다. '꽃!' 하고요. 그렇게 '내 꿈은 뭘까 잘하는 게 뭘까' 수없이 고민할 땐 안 떠오르던 게 고창에 장어 먹으러 가는 차 안에서 조경수를 보고 딱 떠올랐죠. '꽃이구나'하고!

그래서 우선 진로를 플로리스트로 정하고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더니 졸업식 날 학교 앞에서 꽃을 파시던 분들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간단하게 배우고 바로 친구들 몇 명 꼬셔서 같이 도전해봤어요, 이게 근데 진짜 힘들더라고요. 새벽 5시에 나가서 자리 맡아야 하고 눈 오고 춥고 원래 계신 분들에게 욕도 듣고…. 그런데 재밌었어요. 한 일주일간은 하루에 2시간도 못 자고 계속 꽃 만들고 그렇게 한 달 두 달 해봤는데도 이게 너무 재밌으니깐 결정했죠. '제대로, 제대로 배워보자!'하고. 그 뒤로 국가 기술 자격증도 따고 공부도 계속하고 무급으로 공간장식 현장 따라다녀보고,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 같아요.

이 일을 하면서 꽃을 필요로 하는 분들 덕분에 저 역시 하루하루 많이 변하고 성장하는 것 같아요. 꽃이 필요한 순간엔 다양한 희노애락이 존재한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고객님이나 클라이언트 분들과 그 순간들을 공유하게 되는데, 고객님 만큼이나 저에게도 소중하게 느껴지니깐 점점 사업을 할수록 좀 진정성 있게 됐다고나 할까요?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저 스스로 다양한 부분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또 강의로 만난 학생이 제 강의를 듣고 진로를 변경했다며 플로리스트가 되겠다고 연락 왔을 땐 제가 툭 던진 말이 누군가에겐 큰 울림이 되는구나 느꼈죠. 그러다 보니 좀 더 신중해지고 조심해지고 더 배우려고 하는 듯해요. 또 하나는 기억력이 엄청 좋아진 것입니다. 이렇게 진정성 있게 고객님들을 응대하다 보니 이 고객님이 언제 무슨 이유로 주문을 했는지 기억이 거의 다 나요. 저희 직원분들이 엄청 신기하다고 한답니다.

제가 생각하는 광주는 소박하면서도 정이 많은 곳인 것 같아요. 저희 가게 이름처럼 약간 촌스럽기도 하지만 그 내면에 따뜻함이 있고, 다른 지역과는 분명하게 다른 지역성이 있어요. 태어나 줄곧 이 도시에 살아왔지만 항상 새롭기도 하면서 여기만큼 따뜻한 곳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