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유전자·윤승태> 해양학자의 환경일기 '일곱 번째 기록-2021 노벨 물리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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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 유전자·윤승태> 해양학자의 환경일기 '일곱 번째 기록-2021 노벨 물리학상'
윤승태 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해양학전공 조교수
  • 입력 : 2021. 11.17(수) 14:14
  • 편집에디터

윤승태 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해양학전공 조교수

지난 10월5일 202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수상자는 총 3명으로, 미국 프린스턴 대학 석좌연구원 마나베 슈쿠로(Syukuro Manabe·기후학자),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교수 클라우스 하셀만(Klaus Hasselmann·해양학자), 이탈리아 사피엔차 대학 교수 조르조 파리시(·이론물리학자)이다. 노벨위원회에서 밝힌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 선정 이유(Prize motivation)는 "무질서한 복잡계의 변동을 정량화하고, 지구 온난화를 신뢰성 있게 예측하여 지구 기후변화 예측 모델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라는 것이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해양학자로서 기후변화 연구자들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었다.

그동안 노벨 물리학상은 순수 물리 이론의 발견, 새로운 도구의 발명, 우주의 신비한 현상 규명 등의 공헌을 한 연구자들에게 그 영광이 돌아갔었다. 특히, 2019년과 2020년만 해도 각각 태양과 비슷한 별을 공전하는 외계 행성의 발견, 블랙홀의 발견과 형성 이론 발견 등의 업적을 이룬 연구자들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처럼 순수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전유물이라 생각되었던 노벨 물리학상을 기후변화 연구자들이 수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학계에 시사하는 바 또한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후변화 관련 분야에서도 노벨상을 받았던 사례가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평가보고서를 통해 인류활동에 기인한 기후변화에 대한 지식을 모으고 전파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조치 마련에 힘써 인류 평화에 기여했다"는 공헌을 인정받아 앨 고어(Al Gore) 전 미국 부통령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2007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것이 그 사례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번처럼 기후변화 연구가 과학적 중요도를 인정 받아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즉, 노벨 위원회에서도 연구자들의 성과뿐 아니라,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된다는 점, 기후변화 연구가 중요하고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수상을 결정했을 것으로 여겨지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기후변화 연구는 더 활발히 진행될 것이다.

올해 UN(국제연합)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양과학 10개년(UN Decade of Ocean Science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선언하고, 올해부터 2030년까지 '깨끗한 바다(clean ocean)', '건강하고 회복력 있는 바다(healthy and resilient ocean)', '생산적인 바다(productive ocean)', '예측되는 바다(predicted ocean)', 안전한 바다(safe ocean)', '접근 가능한 바다(accessible ocean)', '영감을 주고 매력적인 바다(inspiring and engaging ocean)'라는 총 7가지 사회적 결과물 창출을 목표로,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여러 활동을 기획하고 활동에 참여하여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직접 실천(action)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노벨 물리학상과 UN 해양과학 10개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적으로 활발한 기후변화 연구와 여러 사회적 활동 등을 통해 인류가 직접 행동에 나서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과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에 발맞추어 정부 기관과 많은 연구자들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고 또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며,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기후변화 위기 해결과 해양 보호를 위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질 것이다. 이 글의 독자분들도 기후변화와 해양보호 관련 프로그램들에 앞으로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과 실천이 모여 기후변화 연구의 성과와 지속가능한 해양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달 5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사무총장 고란 한손(가운데)이 스톡홀름 왕립과학원에서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마나베 슈크로, 클라우스 하셀만, 조르조 파리시를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