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특구 생활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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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문화특구 생활문화축제
  • 입력 : 2021. 11.30(화) 14:16
  • 이용규 기자
지난 19일 광주 동구 예술의거리에 위치한 미로센터가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다. 2년만에 열린 충장축제 기간의 특별 프로젝트를 반기는 발길로 북적였다. 많은 이들을 설레임으로 들뜨게 한 이벤트는 광주 동구 행복재단이 주최하고 동구 생활문화동아리연합회가 주관한 생활문화동아리축제였다. 오랜동안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뿌린 문화의 씨앗을 발아시키면서 닦은 실력을 선보인 학예회같은 날이었다. 민간 주도로 올해 처음 한자리에 모여 공연(8팀) 전시(9팀) 인문(8팀) 등 25팀이 참가한 배틀 형식으로 이벤트의 흥행을 배가시켰다. 공연과 전시에 그치지 않고 인문분야까지 포함했으니, 예술과 지식이 어우러진 축제였다. 반가움과 호기심으로 모여든 관객은 '문화특구' 동구 생활문화동아리회원들의 열정에 찬 1년간의 여정을 함께 즐겼다. 전문가 수준의 색소폰·하모니카 등 공연에 누구랄 것도 없이 박수치며 교감했고, 감미로운 통기타 선율에는 70~80년대 주옥같은 그 시절을 추억하며 감동에 젖었다. 젊은 세대는 통기타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광주 동구는 한 때 호남 최고의 번화가였다. 90년대 초반까지 충장로는 패션과 음악다방 DJ, 통기타 등으로 호남의 대중문화를 주도하는 무대였다. 상무지구·첨단 등 신도시 조성후 예년만은 못해도 충장로와 동명동을 중심으로 여전히 젊은이들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정신을 구현한 옛 전남도청 광장의 분수대 일대는 조만간 광장문화 중심지로 변신을 채비하고 있어 이래 저래 문화특구의 자랑거릿는 더 늘어날 것같다. 무엇보다 동구에는 기본적 지역문화인자인 생활문화콘텐츠가 풍부하다. 광주에서 다른 지역보다 마을 단위 공동체가 살아있어 고스란히 전통의 멋과 맛을 간직하고 있는 생활문화의 보고다. 무등산 자락의 청풍마을이나 지산동일대 인문학의 길, 동명동·학동 등은 전통의 옷을 입고 문화공동체로 변신중이다. 주민들이 마을 공동체의 문화적 매력을 찾아내 그 지역의 문화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동아리라는 형식을 통해 스스로가 문화생산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일빌딩 245빌딩내 동구 생활문화센터는 다양한 동아리들의 교류와 아지트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동아리는 우리말로 한 패를 이룬 사람들의 무리라는 뜻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거론된 한 패를 뜻하는 '깐부'와는 다르다. 깐부가 읍습한 부정적 느낌이나 한 패의 생활문화 동아리는 지역의 문화인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선한 파수꾼의 이미지를 준다. 일상에서 행복을 창출하는 이들의 발길은 문화도시 광주를 더 아기자기하게 하는 실핏줄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시대 주민의 문화 교류가 확대되고 참여의 폭이 넓어진 생활문화 축제는 문화도시 광주의 풍성한 콘텐츠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올해 첫 발을 뗀 생활문화축제가 내년에는 광주의 모든 생활문화동아리들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멋진 한판을 기대한다. 이용규 논설실장



이용규 기자 yonggyu.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