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 불붙는 인적쇄신 바람… 세대교체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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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여권 내 불붙는 인적쇄신 바람… 세대교체 이어질까
이재명계 7인회 "李정부서 임명직 안 한다"||이 후보 지지율 정체되자 586 용퇴론' 분출||보궐선거·지선 등 공천으로 이어질지 주목
  • 입력 : 2022. 01.24(월) 17:12
  • 서울=김선욱 기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인적쇄신 바람이 불고 있다.

이재명 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를 보이자, 당 내부로부터 쇄신책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이 후보 최측근 그룹인 '7인회'의 백의종군 선언에 이어, 586세대(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용퇴론이 분출되고 있다. 가신그룹과 '86 운동권' 정치인 등 당내 주류정치인들의 기득권 내려놓기인데, 향후 세대교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재명 후보 최측근 그룹인 '7인회'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이 선택해주실 이재명 정부에서 일체의 임명직을 맡지 않을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며 기득권 내려놓기를 선언했다. '7인회'는 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김병욱·김영진·임종성·김남국·문진석 의원, 이규민 전 의원이다.

이들은 "여야를 불문하고 차기 정부 내각과 보궐·지방선거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권력 다툼을 벌이는 부끄러운 모습에 국민들은 실망하고 있다"며 "국민의 선택을 받기도 전에 이미 정권을 가져온 양 오만한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정당 혁신과 정치 개혁을 부르짖는 민주당으로서 한없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정부에서도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 진영 인사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앞으로 국민이 선택해주실 이재명 정부는 달라야 한다"며 "오롯이 능력 중심의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 과거 우리 정부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다시 돌아오고,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능력에 대한 검증 없이 국정 운영의 세력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새로 꾸려질 이재명 정부는 '완전히 새로운 세력'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와 사회를 대전환하는 대한민국 5년의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며 "보수·진보의 진영을 넘어, 내편·네편 편가르기를 넘어, 지역을 넘어, 오직 능력과 성실함을 기준으로 선택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 2017년 대선부터 이재명 후보를 도왔거나 학연 등으로 인연을 맺은 최측근 그룹이다. 당내 경선 때도 선제적인 2선 후퇴 선언을 통해 옛 박원순계, 86그룹에 선대위 주요 요직을 양보했다.

친문(친문재인) 그룹인 김종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며 '586 용퇴론'을 꺼냈다. 친문 재선으로 최고위원을 지낸 김 의원은 전날 "586 용퇴론이 나온다. 그러나 임명직 안 하는 것만으로 되나"라며 "이 정치 바꾸지 못할 거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 정치를 계속하려면 이 정치를 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86 용퇴론'을 제기했다.

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인 강훈식 의원도 이날 "586 용퇴론이라는 단어가 우리 당에 나온 것은 민주당이 뭔가 혁신하고 새롭게 바뀌려고 하는 몸부림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국민의힘 쪽) 국정농단 세력 중 한 명도 용퇴한 사람이 없고, 그런 얘기도 안 나온다. 윤석열 후보 주변에 그런 분들이 더 많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내에 흐름(용퇴론)이 있다는 것은 대통령 선거에서 당의 절박함, 절실함"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인적쇄신 바람은 최근 이 후보 지지율이 좀처럼 40%를 넘어서지 못한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보수 야권은 전열을 정비하면서 '정권 심판론'이 다시 힘을 받자, 문재인 정부 주류를 차지했던 86그룹뿐만 아니라 친문, 중진 의원으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쇄신책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윤석열 후보와 회동한 홍준표 의원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권을 요구해 논란이 벌어진 것도 이런 흐름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쇄신 바람이 당내 세대교체로 이어지느냐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3·9국회의원 보궐선거뿐 아니라 대선 후 열리는 6월 지방선거와 8월 전당대회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상당수가 586, 친문, 다선 중진들인 만큼, 이들로부터 전향적인 움직임이 나올지 이목이 쏠린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7인회'의 기득권 내려놓기 선언과 관련 "정말 안타깝게도 함께 해준 분들이 결단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86세대 용퇴론에 대해선 "국민들께 조금이나마 반성하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각오의 뜻으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