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시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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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기후 위기 시대 대통령
  • 입력 : 2022. 02.17(목) 15:59
  • 편집에디터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지난 15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거리 곳곳에 각 정당 후보들의 플래카드가 내걸리자 제법 선거 분위기가 나고 있다. 이 플래카드에는 각 후보의 캐치 프레이즈가 담겨있다. 주요 정당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주 4일제 복지국가 일하는 시민의 대통령',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는 '바르고 깨끗한 과학 경제 강국'이란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중 윤 후보는 '경제'라는 문구를 사용하지 않은 대신 '내일'을 강조했다. 심 후보의 '주 4일제'는 노동자 근무 형태와 관련된 만큼 경제 분야 공약인 셈이다.이처럼 후보들이 경제를 강조하는 것은 정치의 근본이 사회구성원의 편안하게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 즉 자원의 효과적인 분배에 있는 만큼 경제 문제일 수밖에 없어서 일게다. 국가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덕목중 경제 분야 식견이 중시되는 이유다. 후보들의 캐치 프레이즈를 보면서 지난 3일 진행된 4당 대선후보 토론회의 한 장면을 소환해본다.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관련 주제의 토론에서 이 후보가 "' RE100'이 뭐죠"라고 묻자 윤 후보는 "모르겠다"고 당당하게 응답했다.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2050년 이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기만 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캠페인이다. 현재까지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은 애플, 구글, 메타(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인텔,지엠, 나이키, 등 349곳에 이른다. 이들 기업들은 기후 위기 대응을 자신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으로 여겨 앞으로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만든 제품이 아니면 자신들의 완제품에 사용되는 부품 혹은 원료 등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미래가 걸린 문제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기후 위기 시대'를 책임질 대통령 후보라면 이 정도의 용어는 알아야 한다는 탄식과 우려가 흘러나온 이유다. 모르겠다고 답한 후보 못지 않게 RE100 개념을 설명한데 그친 이 후보에 대해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경제 성장과 산업경쟁력을 중시하는 국민의 힘 후보가 기업의 당면 과제인 RE100을 모른다는 것은 상식밖의 일로 역공할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해서다. '위기에 강한 경제대통령'의 면모를 제대로 국민에게 알릴 수 있었는데 말이다. 대선 후보에 대한 아쉬움과 우려는 이 뿐만 아니다. 실제 국내에서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전기 요금 현실화인데도 원전과 탈원전 문제만 이슈화하고 있다. 전기 요금을 올려야 재생에너지 확충과 에너지효율 제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재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다 국민들의 전기 절약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기 요금 인상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핵심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니 후보들이 부러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하여 앞으로 남은 선거운동기간중 전기 요금 현실화를 주장하는 후보가 있다면 그를 위해 한 표를 행사할 것이다.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