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세월호 기억 '그날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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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세월호 기억 '그날을 쓰다'
  • 입력 : 2022. 04.14(목) 14:24
  • 이용환 기자
그날을 쓰다. 걷는사람 제공


그날을 쓰다

김성장 외 | 걷는사람 | 1만5000원

수현 엄마 이영옥·아라 아빠 김응대·애진 아빠 장동원·연화 아빠 이종해…. 지금으로부터 꼭 8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많은 이들은 304명이라는 고귀한 생명이 차가운 바닷물에 잠겨 가는 과정을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다. 그 누구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상황에서 세월호라는 거대한 배는 차가운 바다로 침몰했고 304명의 희생자 가운데 250명이라는 고등학교 2학년 여린 생명이 희생됐다. 그리고 8년. 기억하자고 했지만 흐려지는 기억을 붙잡으며 여러 사람이 붓을 들었다.

4·16기억저장소와 구술증언팀이 최근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55명의 작가가 붓으로 쓴 4·16 구술증언록 '그날을 쓰다'를 펴냈다. 구술증언록 그날을 말하다는 4·16기억저장소 구술증언팀이 2015년 6월부터 4년간에 걸쳐 진행한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구술증언 사업의 결과물이다. 피해자 가족 88권, 잠수사 4권, 동거차도 어민 2권, 유가족 공동체 단체 6권 등 100권으로 구성된 책에는 그동안 왜곡되고 알려지지 않았던 참사 발생 직후 팽목항과 진도, 바다에서의 초기 상황에 관한 중요한 증언이 포함되어 있다.

작가들은 출판을 위해 4·16 참사 유족과 관련자의 구술증언록 '그날을 말하다'를 읽고 경기도 안산 4·16기억저장소와 단원고등학교를 답사했다.

55명의 참여 작가는 신영복 한글 민체를 공부하는 세종손글씨연구소 회원들과 사단법인 더불어숲 글씨모임 서여회(書如會) 회원들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8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시민들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의의가 크다는 것이 작가들의 이야기다.

책은 떠난 아이를 잊을 수 없는 부모의 마음과 묵묵히 동거차도에서 인양을 도운 마을 주민의 목소리, 미안함과 안쓰러움을 털어놓는 민간 잠수사의 말까지 후회와 그리움, 희망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작가 저마다의 필체로 표현했다.

작가들도 일상에서 노랑 리본을 만지막거리는 것 말고는 4·16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스스로 작가라고 불리는 것이 부끄럽고 글씨가 서툴기도 하다. 서울·인천·부산·세종·대전·청주·수원·군산·논산·양평·공주 등, 아르헨티나에 파견교사로 나가 있는 사람도, 어린 시절 미국서 살다 한국에 와 대학을 다니는 학생도 참여했다. 글씨보다 마음을 보태기 위해 함께했다는 것이 작가들의 이야기다.

한편 책은 지난 1일 안산을 시작으로 대전·세종·옥천·부산·서울 등 전국을 거쳐 순회도 예정 돼 있다. 광주에서는 오는 8월 10일부터 24일까지 광주여성가족재단 전시관에서 열린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