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이 살펴보는 고대의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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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이 살펴보는 고대의 동아시아
  • 입력 : 2022. 04.14(목) 14:24
  • 이용환 기자
고대 동아시아의 민족과 국가. 삼인 제공


고대 동아시아의 민족과 국가

이성시 | 삼인 | 3만7000원

일본 와세다 대학 이성시 교수가 펴낸 '고대 동아시아의 민족과 국가'는 동아시아의 문화권을 한눈에 살펴보는 고대사 연구다. 책은 저자가 고구려, 신라, 발해의 국가 형성과 고대 동아시아 국제관계에 대해 발표한 논문을 3부 14장으로 구성했다.

저자는 책에서 고대 동아시아 각 민족의 역동적인 모습과 국제관계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고대국가 형성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가 그려내는 '동아시아 문화권'은 민족이나 왕조 간의 관계나 비교가 아니라 주변부를 주역으로 한 역동적 행위들로 재구성되는 공간이다.

단일 영토 국가라는 근대적 관점이 아닌, 지역 권력의 상호 관계를 통해 동아시아 공간에서 민족과 국가의 형성을 논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예컨대 고구려는 연(燕)과의 대립과 항쟁 속에서 부여계 유이민과 중국 망명자를 수용하거나 낙랑·대방 유민을 포섭해서 왕권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평양으로 남진한 고구려는 한반도 다른 소국들에 압박을 주었고, 이는 백제와 신라, 더 나아가 발해와 왜의 국가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근대 국가의 민족사에 갇힌 고대사는 집단의 역학 관계 속에서 보여지는 일부분일 뿐이다. 한반도를 구성하는 남·북한과 중국, 일본를 둘러싼 현재 상황도 마찬가지다. 반갑지 않은 신냉전의 기류 한 가운데 근대적 국경 개념으로 포착할 수 없는 국제관계와 국가 형성 과정을 고찰한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