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 높아졌지만…' 적발 어렵고 치료기관도 단 2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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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마약 중독 높아졌지만…' 적발 어렵고 치료기관도 단 2곳뿐
광주 지역 압수 필로폰 3년간 5배 증가||가상계좌 이용 등으로 경찰 수사망 피해||"치료기관·전문성 부족… 타지역서 치료"
  • 입력 : 2022. 05.11(수) 17:08
  • 정성현 기자

광주 동부경찰서 전경.

최근 광주·전남 지역 젊은이들 사이에서 향정신성 약물 과다 복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물밑 거래 등으로 마약 사범 적발이 어려운 데다, 이미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을 치료할 기관마저 부족해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광주 동부경찰은 마약류를 복용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20대 남성 3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각자의 자택에서 알약 형태의 향정신성 물질을 복용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4일 이들과 함께 광주 한 클럽 안팎에서 시간을 보낸 A씨는 뒤 귀가 도중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인 뒤 치료 중 숨졌다. 숨진 A씨의 혈액에선 향정신성 약물 두 가지가 발견됐는데, 이 중 한 가지 약물은 치사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은 환각·환청·환시 증상을 일으켜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를 수 있어, 즉각적인 제재와 체계적인 치료가 시급하다.

그러나 현재 마약 거래책들이 해외에서 약물을 밀반입한 뒤, 전자 화폐 등으로 암암리에 거래를 하고 있어 수사에 적잖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11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 지역에서 압수된 필로폰(향정신성의약품)은 △2019년 62g △2020년 347g △2021년 298g 등이다. 최근 3년 사이 5배가량 늘어났다.

반면, 마약 적발 건수는 줄었다. 광주지역 마약류 사범 검거 사례는 △2019년 244건 △2020년 304건 △2021년 153건 등으로 집계됐다. 전남의 경우도 △2019년 219건 △2020년 280건 △2021년 232건 등을 기록해 전년보다 검거율이 17.1%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래책들이 대금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주고 받는다. 이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며 "수사 당국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도로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약물 중독자들을 치료할 기관과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전국 마약 중독자 치료보호시설로 지정된 곳은 21곳이다. 이 중, 광주·전남권 지정 병원은 광주시립정신병원과 국립나주병원 단 2곳 뿐이다.

한국마약퇴치본부 광주·전남지부는 중독 치료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기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미량 한국마약퇴치본부 광주전남지부 상담실장은 "치료기관이 있긴 하지만 중독자들을 치료할 만한 전문성이나 인력이 부족해 현재 상담자들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 치료를 받게 하는 실정"이라며 "정부에서 이들을 위한 입원·치료·상담 지원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약 삽화. 뉴시스

정성현 기자 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