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우주의 문' 열었다… 세계 7번째 위성발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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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우주의 문' 열었다… 세계 7번째 위성발사 성공
두번째 시도만에 목표궤도 진입 ||순수 첨단 과학기술 집약 ‘성과’ ||남극세종기지 교신 수행 완료 ||“국민 염원 담긴 성공발사 울컥”
  • 입력 : 2022. 06.21(화) 17:43
  • 김은지 기자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고흥의 청잣빛 다도해를 뒤로한 채 힘차게 우주로 날아올라 목표궤도에 위성을 안착시켰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7번째로 실용급(1톤 이상)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우주강국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21일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의 발사 여건은 최적이었다.

발사 당시 나로우주센터 기온은 28.5도를 웃돌았으며 지상풍 초속 4m, 고층풍 초속 15m였다. 오전부터 곳곳에 낀 구름이 관건이었으나 오후에 개이면서 누리호의 하얀 동체를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오후 4시 정각, 발사 카운트다운이 '0'을 가리키는 순간 지축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지난 12년간의 순수 우리 첨단 우주 과학 기술이 집약된 누리호가 우주로의 비행을 시작했다.

누리호는 발사 후 정해진 비행 시퀀스에 따라 비행 과정이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누리호는 발사 123초 뒤 1단 로켓, 227초 뒤 위성 덮개(페어링), 269초 후 2단 로켓을 각각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발사대에서 이륙한 누리호는 발사 875초 만에 당초 목표 궤도였던 정상 고도 700㎞에 도달해 성능검증위성을 분리했다. 945초 뒤에는 1차 발사 당시 실패했었던 위성모사체 분리, 저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발사장 인근 곳곳에서 안도의 한숨과 기쁨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마친 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남극세종기지 안테나를 통해 성능검증위성의 초기 지상국 교신을 성공하고 위성의 위치를 확인했다. 22일 오전 3시께부터 대전 항우연 지상국과의 양방향 교신을 실시해 위성의 상태를 세부적으로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고흥군 우주발사전망대에도 각자의 염원을 담아 누리호의 비상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누리호 발사를 두 눈에 담기 위해 대전시에서 고흥군을 찾은 김여진(42)씨는 "지난해 발사 때에도 전망대를 찾았었는데, 당시에는 반쪽짜리 성공이라고 해 큰 아쉬움이 남았었다"며 "미래 희망인 아이들에게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어 올해도 찾게 됐는데, 오히려 아이들보다도 내가 더 큰 감동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우주강국인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주역인 어린이들도 고사리손을 꼭 쥔 채 누리호의 성공을 빌었다. 정세호(11)군은 "고흥에는 처음 왔는데 누리호를 직접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어른이 돼 누리호 같은 우주선 개발자가 돼 다시 고흥에 오고 싶다"고 말했다.

고흥에서 나고 자란 군민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고흥군민 한상율(63)씨는 "고흥에서 대한민국 우주산업 역사가 새로 쓰였다는 데 자랑스럽다"며 "더 크게 뻗어나갈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에 고흥군이 항상 중심에 있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2010년 3월부터 1조9572억원이 투입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75톤급 액체엔진 4기로 구성됐으며 2단은 75톤급 액체엔진 1기, 3단은 7톤급 액체엔진 1기로 이뤄진 발사체다.

대한민국의 첨단 과학 기술이 집약돼 만들어낸 결과물로 설계와 제작, 시험 등 개발의 전 과정을 국내 연구진 및 기업이 도맡아 완성해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누리호 발사를 생중계로 시청한 뒤 "우리 대한민국 땅에서 우주로 가는 길이 열렸다"며 "이제 우리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우리 청년들의 꿈과 희망이 이제 우주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