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 부장 |
매버릭은 실존 인물에서 유래했다. 1800년대 초 미국 텍사스에 살던 사무엘 매버릭은 변호사와 정치인으로 활동하며 여의도의 3배가 넘는 땅을 가진 부자였다. 그는 1200달러를 빌려준 지인에게서 돈 대신 소 400마리를 받는다. 난데 없이 소 부자가 된 매버릭. 당시엔 소 주인들이 뜨겁게 달군 도장을 소의 몸에 찍어 자신의 소유임을 증명했다. 이른바 '소 낙인 찍기'다. 하지만 매버릭은 소에게 고통을 주는게 싫어서 낙인 찍기를 거부했다. 주변 농장에선 낙인이 안 찍힌 소가 발견되면 매버릭의 소라고 생각했다. 그 후 '낙인이 없는 소'를 뜻하는 용어로 보편화 됐다. 매버릭 그 자신도 정파에 속하지 않은 채 텍사스 독립을 추진했고, 시장으로 일했다. 이 때문에 '특정집단에 소속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거나, '독립성이 강한, 전통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독자적인'이라는 의미의 이름이 됐다.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 은 우리만의 개성과 독자적인 길로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 대중성과 예술성을 평가 받았다. 그 결과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하는 새역사를 썼다. 우리 문화와 정치권 전반에도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와 정파를 떠나 올곧은 목소리를 내는 '매버릭 봇물'이 터졌으면 좋겠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