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우리가 이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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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이미 우리가 이기고 있다
  • 입력 : 2019. 08.05(월) 14:08
  • 이한나 기자
이한나 기자.
일본의 연이은 경제 도발에도 우리의 대열은 흐트러짐이 없다.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토요일 서울시 광화문광장 등에서 열렸던 '아베규탄 촛불문화제' 참가자 수가 점점 더 많아지더니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있고 다음날 열린 3차 촛불문화제에서는 1만5000명이라는 최다 참가자 수를 기록했다.

찌는 듯한 폭염을 뚫고 모인 촛불 시민 1만5000여명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적반하장식' 조치라며 일본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우리 정부에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즉각 파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4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있고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일본에 대해 여전한 국민들의 분노는 '얼마 못 갈 것'이라는 일본 유니클로 본사 임원의 추측을 보란 듯이 와장창 깨부수고 무서울 정도로 커지고 있는 추세다.

광주·전남에서 일어나는 일본 제품 판매 중단 및 불매 운동, 아베정권 규탄 기자회견 등 경제 침략에 분노하는 시민들의 사례만 하더라도 신문 지면에 다 담기 어려울 정도다.

고등학생부터 상인들, 시민단체 등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반일 움직임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오는 10일에는 5·18민주광장에서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도 열릴 예정이다.

국민적 분노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을 어겨가면서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없던 일로 하라는, 즉 우리의 사법적 주권을 침탈하려는 일본의 조처를 결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 다시 일본에게 우리의 자존심을 내어줄 수 없다.

일제품 판매 거부운동에 동참한 한 마트 사장은 "최근 일본의 추잡스러운 행태를 보면서 분노가 치민다"며 "사장 입장에서는 물건을 팔아 이득을 남겨야 하는 게 맞지만 지금은 개인 이익보다는 우리나라를 위해 국민들이 뭉쳐할 때라고 생각해 판매 거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싸움에서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3위 수출국이자 2.2조 규모의 흑자국인 한국에게 이런 무리한 조치는 올해 들어 수출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일본에게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또 전 세계적으로도 공감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어 일본은 점점 고립되는 중이다.

한국 경제의 경우 지금 당장은 피해를 보더라도 대일 의존도를 벗어나고 산업의 저변을 넓히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새로운 협력적 분업 체계를 다지면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혹자가 주장하듯 일본 불매운동이 끝내 아베 정권의 경제 조치 철회를 끌어내지 못하더라도, 한 달 넘도록 일본의 부당한 공격에 굴복하지 않고 함께 싸웠던 기개와 정신은 역사 속에 남아 한국 사회를 견인해 나갈 것이다.

어떻게 봐도 이건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고, 현재 이기고 있다.

이한나 기자 hanna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