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묵에서 우러나온 대자연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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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필묵에서 우러나온 대자연의 감동
김쌍구 한국화가, 남도 섬 등 대자연 담은 작품 50점 전시||서예서 시작, 뒤늦게 한국화 입문…25년간 현장 사생작업 ||남도 섬 비롯 북한산, 도봉산 등 국내 절경 필묵으로 담아||16일부터 G&J광주전남갤러리 '대자연의 감동을 찾아서'
  • 입력 : 2020. 09.14(월) 15:47
  • 박상지 기자

G&J광주전남갤러리에서 열리는 김쌍구 개인전 '대자연의 감동을 찾아서'에 출품되는 작품.

빈센트 반 고흐는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사람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고흐만의 화풍으로 재해석 돼 캔버스에 담긴 자연은 지금도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준다. 국내 곳곳의 대자연을 지극히 한국적인 시선으로 붓과 먹을 이용해 화선지에 충실히 담아오고 있는 이가 있다. 김쌍구 한국화가다.

그는 '대자연이 최고의 스승이다'를 모토로 최고 스승 대자연을 찾아 늘 떠난다. 그는 말로나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화폭에 담기위해 매일 산에 오르는 작가로 알려져있다.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동, 그리고 기운생동을 표현하기 위해 실경의 현장작업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내가 감동이 없는데 어찌 남을 감동시킬 수 있으랴'라는 생각으로 감동을 찾아 떠나고 감동이 있으면 붓을 든다. 김 작가의 작업은 붓보다도 감동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한국화에 대한 열망은 젊은 시절부터 컸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38년전 서예를 시작했다. 사군자, 전각 등을 배웠지만 배움을 향한 갈증은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광주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수료한 후 서울로 직장을 옮기면서 홍익대학교 미술교육원 수묵화반에서 열망하던 한국화를 배웠다. 이것만으로도 만족이 되지 않아 이후 홍익대 교육원을 다니며 크로키, 데생, 서예, 서양미술사, 현대미술사 등 그림에 대한 기초를 쌓는데 열정을 쏟아부었다. 배움을 향한 그의 열정은 작업으로 옮겨갔다. 25년간의 현장 사생 작업이라는 고되고 힘든 길을 걸음으로서 기운생동이라는 그림의 최고 경지에 조금씩 다다르게 됐다.

홍도와 비금도, 도초도, 암태도 등 수많은 섬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아름다움과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들, 산허리를 휘어 감도는 곡선의 산길, 마을길,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의 모습을 화선지에 담았다. 특히 그의 작품은 독특한 형식의 낙관이 인상적인데, 작품의 배경이 되고있는 장소를 쓰거나 '펄펄 뛰는 황산' 등 현장에서 받은 감동과 느낌을 서정적인 문장으로 표현했다. 거대한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느끼는 감동을 그림은 물론 낙관에까지 담아내고자 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40여 년간 '가장 한국적인 자연'을 화폭에 담아오고 있는 김쌍구 작가의 작품을 한데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광주 전남 갤러리에서는 16일부터 22일까지 김쌍구 작가의 '대자연의 감동을 찾아서'개인전이 열린다.

이번 개인전은 25년만에 열리는 김 작가의 첫 전시로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55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웅장한 산과 계곡, 계곡을 흐르는 물들, 나무, 강 등 활달하고 호방한 필치로 담긴 초기작부터 서울시내의 수많은 건물과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인왕산, 북한산, 도봉산 등 도심 속 대자연을 담은 근작까지 40여년을 관통하듯 그의 작품세계가 한눈에 펼쳐진다.

G&J광주전남갤러리 관계자는 "산수화가 어려운 것은 엄청난 크기의 대자연을 조그만 화폭에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라며 "작가는 산수화 뿐 아니라 생동의 단계까지 화폭에 담기위해 늘 고되고 힘든 현장에서 직접 사생하는 작업을 고집해왔다. 남들이 거의 가지않은 길을 25년간 묵묵히 해 온 그의 끈질긴 작업을 통해 깊은 감동과 위로를 얻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