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창·조재호>전일광장 '교권과 성희롱(6월2일자)'에 대한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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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창·조재호>전일광장 '교권과 성희롱(6월2일자)'에 대한 반론
조재호 초등학교 교사||
  • 입력 : 2021. 06.20(일) 14:21
  • 편집에디터
조재호 초등학교 교사
이재남 선생님. 안녕하세요? 과거에는 존경하던 교감선생님과 온라인상에서나마 교류가 있었습니다. 인문학에 조예가 깊은 선생님께 책을 선물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데 배이상헌 선생님 사태이후 SNS에서 친구차단을 당했습니다. 이후 선생님께 의견을 드릴 공간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6월 2일자 전남일보 이재남(양산초교감)선생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읽고 나서 참담했습니다. 민주시민의 자질은 최선을 다해 의견을 피력하고, 이를 다투고 존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께 예의를 다하기 위해 반론을 올립니다.

먼저, 뉴스에 대한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선생님은 프랑스 역사교사의 참수 사건을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대한 논란과는 별도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교사의 재량권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교육계에 던져 주었다."고 하셨습니다. 〈교권과 성희롱〉에 대해 논하시면서, 이 불행한 사건을 언급하신 게 적절한가 싶네요. 그런데, 이 사건의 전말은 지난 3월 업데이트 됩니다.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거짓말이 문제였습니다. 출석을 안해 정학을 맞은 소녀가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했고, 이에 흥분한 아버지가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여 생긴 비극입니다. 교권의 문제도 아니고, 종교와 표현의 자유의 문제가 아닙니다. 교사에 대한 학생의 중상모략과 충분히 사태를 파악하지 않은 어른들의 무지와 충동, 야만의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 대한 업데이트가 충분하지 않으신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건의 전말을 모르시고 언급하셨다면,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대광여고를 비롯해 여러 학교 선생님들이 교권침해 문제로 피를 말리는 싸움을 진행하고 있는 이때 참 한가한 논평이기 때문이죠. 만일 사건의 전모를 알면서도 예를 드셨다면, 사악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겠지요.

둘째, 교사에 대한 모욕을 거둬 주십시오. 선생님은 스쿨 미투와 관련한 여러 가지 갈등상황이 "학생들의 지속적인 거부 신호에 공감하지 못하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바담풍'의 잘못"이라며 교사들을 호통치고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교육 관료들은 문제가 생기면 모든 잘못을 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합니다. 학부모가 찾아와 행패를 부리거나, 명백한 성희롱을 수업시간에 해대는 학생에 대한 교권침해 사건에 대해서도 좋은 게 좋은거라며 무마하려는 관료들이 많습니다. 그 원흉에 교육청이 있는 듯 하네요. "거, 학생들 반응하나 관리 못하니 이런 일이 터지는거 아냐?" 책상에서 교사들을 모욕 주는 행정 관료의 언어입니다. 지금 한국의 교사들, 어떤 교사가 학생들의 반응을 챙기지 않으며 교육하겠습니까?

셋째, 입이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해야 합니다. 성희롱은 성희롱입니다. 거짓말은 거짓입니다. 그리고 폭력은 폭력입니다. 글에서 예를 드신 '빤스'교사의 행동은 성희롱이 맞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역사교사의 불행을 가져온 아이의 진술은 '거짓'입니다. 살인을 불러온 '모략'입니다. 그리고 법적으로 모든 행위를 무죄로 받은 교사에게 징계를 내리는 행위를 우리는 '폭력'이라고 칭해야 합니다. 다른 적절한 언어가 있다면 말씀 해주시길 바랍니다.

넷째, 사유 없음이 권력의 폭력을 가져옵니다. 이재남 교감님의 글을 읽으며, 한나아렌트를 생각합니다. 사유하지 않음이 폭력을 강화시킵니다. 학생이란 존재를 거짓말도 하지 않고, 순진무구한 어떤 이상향으로 설정해 놓고, 이를 이데올로기 삼아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는 현 광주교육청의 행위는 진정 무자비 합니다. 마치 이상화된 여성을 모범으로 삼고 가부장적 폭력을 휘두른 중세의 야만, 혹은 순종의 아리아인을 세우고 이를 위해 죄의식 없이 인종 학살한 히틀러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들었다고 합니다. 당시 이재남 정책국장님이 교사 배이상헌에게 (법적분쟁에서) "살아만 돌아와주세요"라고 하셨다고.

모든 행위에서 무죄를 받고 살아 돌아온 평교사 배이상헌의 건강은 심하게 상해 휴직 중입니다. 여전히 마을사람들은 "뭔가 있으니 그런 일을 당하지" 수군댑니다. 이런 맥락에서 참교육 동지인 이재남교감선생님이 하실(해야 할) 말씀은 스쿨미투에 대한 분석이 아닙니다. 인간이라면, 그리고 교육자라면, 다음과 같은 한마디입니다.

"죄.송.합.니.다. 배.이.상.헌.선.생.님"

※외부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