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낮은 투표율에 한적… 대선 때보다 열기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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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낮은 투표율에 한적… 대선 때보다 열기 떨어져
제8회 동시지방선거 투표 현장 ||일상회복 속 방역 지침 철저 ||“당선자들 공약 잘 지켰으면…”
  • 입력 : 2022. 06.01(수) 17:56
  • 강주비 인턴기자

제8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일인 1일 오전 광주 동구 남초등학교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제8회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가 실시된 1일, 광주지역에서도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았다. 자녀의 손을 잡고 온 학부모부터 홀로 휠체어를 이끌고 온 고령자, 나들이 삼아 투표하러 나온 가족 등 투표소에는 각양각색의 표정들이 함께했다. 다만 지난 대선보다는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이 적어 일부 투표소는 종일 한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선보다 한적했던 투표 현장

이날 광주 지역 투표소는 지난 대선에 비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실제로 오전 10시 광주 남구 봉선동의 한 투표소에는 권리를 행사하러 온 유권자보다 선거 사무원이 더 많았다. 사무원 몇몇은 "아이고, 심심하다"면서 하품을 하거나 뒷짐을 지기도 했다.

선거 사무원 김모(53) 씨는 "확실히 대선보다 열기가 떨어진 느낌이 든다"며 "광주가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뒤에서 두번째 아니었나. 어제까지만 해도 '본 투표때는 많이들 하겠지'했는데 별반 다를게 없다"고 밝혔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시민 신조원(40) 씨는 "이번 선거에서 꼭 당선시키고 싶은 후보가 있어, 날이 더운데도 투표장에 찾아왔다"며 "대선때는 점심 시간에 투표하러 온 사람이 많았는데, 지방선거는 생각보다 (유권자가) 없어 놀랐다"고 전했다.

서구 쌍촌동 유촌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상황도 비슷했다.

김현정 선거 사무원은 낮은 투표율에 아쉬움을 표했다. 10년 가량 투표관리 업무를 해왔다던 그는 "이번 지선은 지난 선거에 비해 확실히 사람이 적다. 이 정도로 사람이 없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8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일인 1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유촌초등학교에서 한 시민이 선거사무관의 안내를 받고 있다. 강주비 인턴 기자

●일상회복에도 철저한 방역 '눈길'

일상회복 전환에도 많은 투표소가 철저한 방역 지침을 준수했다.

광주 서구 치평동 제3투표소. 선거사무관들은 KF94 마스크와 일회용 라텍스 장갑을 착용했고, 입구에는 손 소독제·비닐장갑 등을 비치해 유권자들에게 입장 전 손 소독을 요청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어 지난 대선 때와 달리 발열 확인은 거치지 않았다.

시민들도 방역에 신경쓰기는 마찬가지였다. 몇몇 시민들은 투표소에 들어서자 얼굴에 걸쳐 있던 마스크를 다시금 '꾹꾹' 눌러 정비했으며, 사무관이 권유하기도 전에 손 소독을 하거나 여러 장의 비닐 장갑을 챙기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지인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시민 윤모(61) 씨는 "코로나 이후 두번째 본 투표라 그런지, 방역 과정이 크게 어색하거나 어렵지는 않았다"며 "밖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있던 유권자들도 투표소 입장 시에는 자연스럽게 다시 (마스크를) 여몄다. 방역이 일상화 됐다는 느낌이 든다"고 생각을 밝혔다.

아이와 함께 찾아온 주부 안모(33) 씨는 "지난 대선 당시 코로나가 심했던 데다, 투표하는 사람도 많아 아이와 함께 (투표소에) 찾아오는 게 은근히 두려웠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발열 체크 같은 게 없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여전히 손 소독 등 기본적인 방역 관리는 하고 있어서 얼른 투표를 마치고 나왔다. 투표자가 적었던 것도 아이와 함께 온 입장에서 좋았다"고 했다.

제8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일인 1일 오전 광주 서구 전남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입장전 방역체크'를 진행하고 있다. 강주비 인턴 기자

●엄마 손잡고 "나도 투표하고 싶어요"

주말을 맞아 투표 후 나들이를 떠나는 등 외출을 벗삼아 찾아 온 가족 단위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이들은 투표소 밖에서 얌전히 부모를 기다리거나, 함께 투표소에 들어가 투표 과정을 지켜 보기도 했다. 투표 현장에 처음 와본 한 아이는 "나도 투표하고 싶다"며 엄마를 따라 비닐 장갑을 착용하기도 했다.

어린 두 자녀의 손을 잡고 투표소에 온 임승애(33) 씨는 "아이들에게 투표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 같이 왔다. 투표를 끝내고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놀러 갈 계획"이라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미래성 있는 공약'을 주의 깊게 봤다. 당선된 후보들이 부디 공약들을 잘 실천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손녀와 함께 찾아온 가족도 있었다. 딸과 함께 어머니·아버지를 모시고 투표소를 찾은 이모 씨는 "온 가족이 주권을 행사한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라는 것은) 가장 큰 교육 중 하나 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가 커서 '어릴 때 투표 현장을 다녔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해줬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제8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일인 1일 오전 광주 동구 남초등학교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당'보다 인물·공약 중심으로 투표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의 민심은 '재신임'과 '능력'으로 갈렸다.

'중앙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견제 세력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을 한번 더 뽑아야 한다는 의견과 이번을 기점으로 '민주당 독점을 깨고 물갈이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이옥기(62) 씨는 "우리 지역도 무조건 민주당만 뽑던 예전과는 달라져야 한다. 민주당의 독점 체제로는 광주가 발전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민주당의 각성'이다. 그걸 중점으로 두고 투표했다"고 했다.

김모(55) 씨는 "윤 정부가 출범 시작부터 집무실 이전이나 장관 임명 등에서 너무나 강경한 태도를 보여 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공약보다는 당을 보고 뽑았다"며 "사실 공약도 다 비슷하니 당을 보는 게 공약 아니겠냐"고 생각을 밝혔다.

반면, 공약을 중심으로 소신 있게 투표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주로 청년층이었는데 특히 대선 때 지역 큰 이슈로 떠올랐던 복합쇼핑몰 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도 많았다.

마지원(27) 씨는 "가장 신선한 공약을 가지고 나온 후보가 승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뽑았다. 지방을 활성화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들이 더 이상 광주를 떠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취업준비생 김태현(27) 씨는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기에, 청년들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년 정치인들이 꽤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 내 또래인 그들이 쉽지 않은 일에 도전한 것에, 스스로도 큰 동기부여를 받았다. 당선되면 꼭 뜻깊은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제8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일인 1일 오전 광주 동구 운림중학교 학운동 제2투표소에서 한 청년이 손에 찍은 투표 마크를 보여주고 있다. 정성현 기자

제8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일인 1일 오후 광주 동구 청소년수련관 학운동제1투표소에 한 택시기사가 업무를 잠시 멈추고 투표를 위해 찾아왔다. 정성현 기자

제8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일인 1일 오후 광주 동구 청소년수련관 학운동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한 시민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귀가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강주비 인턴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