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질 현수막 함께 모아 재활용하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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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버려질 현수막 함께 모아 재활용하니 좋네요"
신안군 읍·면 현수막 재활용 ‘눈길’ ||박우량 군수·최미숙 도의원 제안 ||앞치마·마대자루·에코백 재탄생 ||군 재활용 속도↑ 미싱기 지원도||“현수막 게시자 부담금 부과해야”
  • 입력 : 2022. 10.03(월) 13:41
  • 조진용 기자

# 신안군 신의면에서는 현수막을 재활용해 장바구니 가방 100개를 제작, 자원봉사자회 환경정화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 신안군 증도면에서는 현수막을 재활용해 가방 50개를 만들어 호미, 가위 등 소형 농기구를 넣는 수납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신안군 14개 읍·면에서 현수막을 재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신안군은읍·면별 자치회를 통해 올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발생된 다량의 현수막을 재활용하고 있다.

현수막을 재활용한 용품으로는 앞치마, 마대자루, 에코백 등이다. 이중 앞치마는 농업활동에 필요한 소형 농기구들을 수납할 수 있어 농가들로부터 호응도가 높다.

신안군은 읍·면 주민자치회가 안정적으로 현수막을 재활용할 수 있게끔 미싱기를 지원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현수막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행정낭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수막 사용자에게 환경개선 부담금을 부과해야하며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농촌에서 발생되는 농약병·포대, 멀칭비닐 쓰레기 등을 재활용화하는 방안들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안군압해읍여성단체연합회(회장 전진자)는 주민자치 일환으로 현수막을 재활용해 앞치마와 마대자루를 제작해 인근 주민들에게 무료 나눔을 하고 있다.

●현수막 앞치마·마대자루 재탄생

지난달 29일 오후 7시께 찾은 압해용마을 농촌체험관. 10여명의 주민들이 미싱기를 사용하는 모습에 의류를 수선하는가 싶었는데 얼룩덜룩한 글씨가 쓰인 현수막을 수선하고 있었다.

총 85명으로 구성된 신안군압해읍여성단체연합회는 주민자치 일환으로 현수막을 재활용해 앞치마와 마대자루를 제작해 인근 주민들에게 무료 나눔을 하고 있다.

여성단체 연합회가 현수막을 재활용한 앞치마·마대자루 용품 등을 제작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환경보호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전진자 신안군압해읍여성단체연합회장은 "신안군 14개 읍·면별 도로 구역마다 취임·자녀 합격 소식 등을 알리는 현수막이 평균 6~7개 꼴로 내걸린다"며 "평소 광주환경운동엽합이 주관하는 환경교육을 통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어차피 버려지는 현수막을 재활용해 환경보호와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편의성을 증진시켜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현수막은 읍·면별 사무소 직원들이 현수막을 수거해 연합회에 전달하고 있다. 연합회에서는 현수막 수급 상황에 따라 매주 화·목요일과 주말 오후 시간대를 활용해 현수막 재활용 용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현수막 재활용품 제작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주민들의 실생활에 보탬이 되고 있어 호응도가 높다. 지속적으로 제작에 임할 예정이다.

김혜정(55·압해읍)씨는 "압해읍은 다수의 농가들이 배를 재배하고 있다. 앞치마가 성인 기준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짧은 길이로 수납공간이 넉넉해 농가들로부터 호미 주머니라 불린다"며 "현수막을 재활용한 앞치마가 농가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연합회는 현수막 재활용에 이어 농촌현장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별 재활용화 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전 회장은 "농촌에서 발생되는 대표적인 쓰레기에는 고구마·감자 등 밭작물 재배 시 사용하는 검은색 형태의 비닐과 농약병·포대 자루 등이다"며 "현수막 재활용에 안주하지 않고 타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재활용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신안군 재활용 속도 미싱기 지원

14개 읍·면 주민자치회에서는 현수막 상태에 따라 노후화된 현수막은 재활용 마대자루와 작업용 앞치마, 에코백 등으로 재활용해 주민들에게 무료 보급하고 있다.

현재 현수막 재활용은 압해읍 외에도 신안군 총 14개 읍·면(지도읍·증도면·임자면·자은면· 비금면·도초면·흑산면·하의면·신의면·장산면·안좌면·팔금면·암태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14개 읍·면 주민자치회에서는 현수막 상태에 따라 노후화된 현수막은 재활용 마대자루와 작업용 앞치마, 에코백 등으로 재활용해 주민들에게 무료 보급하고 있다.

당초 신안군 14개 읍·면에서는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 미싱 교육이 이뤄지고 있었으나 올해의 경우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다량의 현수막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 박우량 신안군수와 최미숙 전남도의원이 현수막 재활용화 사업을 제안했다.

현수막 재활용 사업은 지난 1월 14개 읍·면에서 동시 시작됐으며 9월 기준 약 3000여장의 폐현수막이 수거·재활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신안군은 주민자치회의 안정적인 현수막 재활용과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예산 18000만원을 들여 읍·면당 3대씩 미싱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수막 재활용화를 제안한 최미숙 의원은 현수막 재활용화에 군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신안군은 올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다량의 현수막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 박우량 신안군수와 최미숙 전남도의원이 현수막 재활용화 사업을 제안했다.

최 의원은 "읍·면에 방치된 현수막으로 인해 미관저해와 폐기물로 소각 처리돼 환경오염물질인 다이옥신 까지 발생되고 있는 실정이다"며 "현수막을 재활용함으로써 환경도 보호하고 실생활 편의가 증대되고 있어 많은 군민들이 현수막 재활용사업에 참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신안군은 현수막 수거의 날을 지정해 현수막 수거·재활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민영 신안군 교육복지과 여성가족 계장은 "매월 첫째 주 금요일을 섬 대청소의 날로 지정해 현수막 일제 정비를 시행하려 한다"며 "읍·면 여성단체 및 주민자치회와 협의해 추가적으로 현수막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현수막 게첨자에게 부담금 부과를

현수막 소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PP(폴리프로필렌) 소재 현수막은 사용 후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하지만 PP소재 현수막은 매립해도 썩지 않고 소각 시에는 다이옥신과 미세 플라스틱 등 1급 발암물질을 배출해 토양과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다.

신안군 14개 읍·면 자치회에서는 현수막을 재활용해 앞치마, 마대자루, 에코백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현수막을 게첨하는 사용자들에게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허승희 녹색소비자연대 소장은 "지자체가 현수막을 폐기물로 수거 처리하는 행정적 비용 낭비도 상당하다. 현수막 사용자에게 처음부터 환경개선 부담금을 부과시켜야 한다"며 "부담금 외에도 현수막 실명제를 도입해 현수막에 업체 연락처, 게첨 기간 표기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마련되야한다"고 말했다.

현수막 재활용 외에도 농촌지역에 걸맞은 쓰레기 재활용 방안들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농촌에서 발생되는 대표적인 쓰레기에는 농약병·포대, 멀칭 비닐 등이 있다"며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농약병은 유색 형태를 띠고 있고 밭작물 재배에 사용하는 비닐 등이 소각되면서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해 농촌 환경에 적합한 재활용화 방안들을 민·관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글·사진=조진용 기자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