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프리 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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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배리어-프리 문화축제
최권범 경제부장 겸 뉴스콘텐츠부장
  • 입력 : 2022. 11.14(월) 13:19
  • 최권범 기자
최권범 부장
지상파 TV뉴스를 보다 보면 화면 우측 하단에 수어통역사가 뉴스를 통역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계기로 정부나 지자체 등의 브리핑 현장에서 발표자 옆에 서서 수어로 브리핑 내용을 전하는 수어통역사의 모습도 이젠 익숙한 광경이다. 일종의 '배리어-프리(barrier-free)' 서비스다. 배리어-프리를 직역하면 '장벽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의미쯤 되겠다. 정확한 의미는 '장애인과 고령자,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들의 사회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이다. 일반적으로 장애인들이 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벽을 없앤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시작은 1974년 유엔 장애인생활환경전문가회의에서 '장벽 없는 건축 설계(barrier free design)'에 관한 보고서가 나오면서부터다. 이후 유럽국가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택이나 공공시설을 지을 때 문턱을 없애는 운동이 전개되면서 세계 곳곳으로 확산됐다.

배리어-프리는 점차 우리 일상 속에 자리잡아 가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엔 사회적 약자들을 막는 장벽이 많다. 일례로 장애인들이 공연이나 전시를 보기 위해선 너무나 많은 장벽을 넘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에서 배리어-프리 문화예술 축제가 마련돼 주목을 받는다.

14일 개막한 '2022 예술날개 페스티벌'이다. 광주문화재단이 오는 12월 2일까지 빛고을시민문화관, 은암미술관, 컬쳐 호텔 람(LAAM) 등에서 진행하는 페스티벌은 장애·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연극 공연, 미술전시회, 문학집 발간, 독립영화 상영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배리어-프리 구현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눈길을 끈다. 공연에서는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고, 자막을 설치했다. 또 전시에서는 비콘(beacon·근거리 무선 통신 장치)과 QR코드 설치를 통해 시각·청각장애인도 불편없이 작품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문학집에는 점자와 보이스코드를 등록해 장애인들의 접근성 향상을 도모했다. 영화 역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시나리오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번 페스티벌이 지역민의 관심과 참여로 성황리에 진행돼 '인권도시' 광주가 배리어-프리를 선도해 나가는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