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선진지 와덴해를 가다> 바람과 물이 만든 천혜 환경, 지역 경제·복지 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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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선진지 와덴해를 가다> 바람과 물이 만든 천혜 환경, 지역 경제·복지 근간
독일·덴마크 등 3개국 500㎞ ||갯벌, 세계자연유산에 등재 ||무소음·무화석연료 만족감 ||주민 주도 정책… 희생 감수
  • 입력 : 2022. 12.12(월) 17:15
  • 이용규 기자
독일 와덴해는 지난 2009년 갯벌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와덴해의 현저한 자연환경은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생태관광지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독일 니데작센주에서 규모가 가장 작은 스피커오그의 아름다운 섬 모습. 섬갯벌연구소 제공
전남은 전국에서 해안선이 길고 바다에 접한 면적이 넓다. 바다 면적이 넓다는 것은 전남의 절대적 부존자원인 섬과 갯벌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통계를 보면 전남 섬은 1676개로, 경남(445개), 충남(207개) 등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섬들의 고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 사람들의 생활의 한 부분인 뻘밭인 갯벌 면적도 전국 2482㎢ 중 1053.7㎢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남 바다의 경쟁력은 어떨까? 전국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는 전남은 다양한 특성으로 나름대로 어필하고 있다. 전남도와 해당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가야할 길이 멀다.

지난 11월 21일부터 2주간 다녀온 갯벌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와덴해는 세계 생태관광지로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줬다. 해외 출장전에는 겨울 와덴해의 매력을 꼽기에는 의문이 많았다. 와덴해의 겨울 풍경이라는 것이 북해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접근이 쉽지 않은 갯벌과 그 삭막함이 우선 떠올라서다. 기우에 불과했다. 살을 에는 겨울 바람속에서도 섬마다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들고 나는 관광객의 모습이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지난 13년전 초가을 북해의 섬들을 방문했던 그 장면과 다르지 않았다. 독일의 니더작센주에는 7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다. 이 지역은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갯벌이 독일과 네덜란드, 덴마크 3개국 500㎞에 걸쳐 있는 곳인데,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로 자리매김케한 킬러 콘텐츠이다. 통상적으로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매주 호텔 등 숙박시설이 거의 만석일 만큼 특수를 누리는 비결에는 그 뭔가가 자리잡고 있다.

그 첫 번째는 잘보존된 자연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최고의 매력 포인트이다. 세계에서 현저한 자연적 가치를 인정받은 와덴해의 갯벌이기에 그 자연의 원형질성은 의문의 여지가 없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잘보존된 환경에 그저 입이 벌어질 지경이다. 와덴해에 속한 독일 니더작센주 섬들의 콘텐츠는 잘보존된 사구를 중심으로 하는 모래갯벌과 겨울 철새, 바다 표범 등 1만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생물 다양성이다. 평범하면서도 대표적인 섬 주변을 휘감고 있는 사구들은 수많은 시간이 빚어낸 조형미 탁월한 작품으로 탄성을 쏟아내기에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의 충남 서산 신두리 사구나 신안 우이도 사구와는 규모면에서도 천양지차다. 뛰어난 자연 그대로의 독특한 환경은 사계절 관광객을 유인하는 최고 콘텐츠로 작용하고 있다.

와덴해 공동사무국에서 올해 발간한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0년 니더작센주 7개섬을 방문한 관광객은 330만명이다. 이들의 평균 체류기간은 7.4일이고, 관광 수입은 5800만 유로에 달할만큼 지역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한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섬마다 주민은 800명에서 3000명 수준으로, 99%가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주민들의 최고 목표는 오로지 관광객의 만족감을 높여주는 것이다. 액션플랜을 보면 이들의 목표가 선언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선적으로 대부분 섬 안에는 화석 연료 차량은 들어갈 수 없고, 바람많은 지역이다 보니 지천에 깔린 그 흔한 풍력발전기 한 기 없을 만큼 소음에 신경을 쓰고, 쾌적한 환경을 위한 발생되는 모든 쓰레기는 육지로 반출, 처리하는 원칙이다. 무소음, 무화석연료, 쾌적함 등 오직 관광객을 만족시키는데 있다. 아울러 7개의 섬에는 소규모 갯벌 전시관이나 해양박물관이 있는데, 전시품은 플라스틱 모조품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이나 화석 등 진짜 위주로 전시물을 구성하는 것에서도 진정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이 모든 정책에 대해 자신들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관관광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와덴해 공동사무국 해럴드 부총장은 "와덴해에서 자연은 지역사회 안정과 사회 경제적 발전과 복지의 근간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자연 보존과 직결되는데 주민, 기업, 국립공원, NGO 등이 뜻을 모아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와덴해(독일)=이용규 선임기자



이용규 기자 yonggyu.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