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87-5>어디에도 없는 돌봄, 광주다움 통합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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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87-5>어디에도 없는 돌봄, 광주다움 통합돌봄
문용필 광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 입력 : 2023. 02.19(일) 18:31
문용필 광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어디에도 없는 복지국가를 고민하게 만든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Beveridge Report)가 있다. 베버리지 보고서는 1942년 전후 영국 사회에 만연한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당시 사회문제였던 5대 거인(결핍, 질병, 불결, 무지, 게으름)을 해결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은 영국을 향후 전 세계 복지국가의 새로운 모델로 만들었다.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은 누구나 질병이나 사고, 노쇠, 장애 등으로 돌봄이 필요할 때가 발생한다. 본인이나 가족에게 갑자기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누구에게 부탁할 것인가? 장기간이 아니더라도 틈새시간대를 누가 대신 돌봐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사회서비스의 양적 증가에 따라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복지서비스가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으나 여전히 이런 문제는 남아있다.

그렇다면 어디에도 없는 돌봄은 어떤가?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새롭게 2023년 4월부터 시도된다. 어디에도 없던 통합돌봄이 시작되면 광주시민은 누구나 돌봄이 필요한 순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누구나 돌봄이 필요할 때, 전 생애주기에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곳에서 도움을 주게 된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서 어느 곳에 살든 손쉽게 신청하고 받을 수 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에서는 흔히 알고 있는 소득기준이 아닌 돌봄욕구에 따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소득기준이 아닌 돌봄 필요도에 따라 누구나 언제든 돌봄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기존 돌봄서비스와는 중복되지 않되, 복지 사각지대와 기존 복지제도의 틈새는 광주+돌봄 7대 서비스(가사지원·식사지원·동행지원·건강지원·안전지원·주거편의·일시보호)를 받을 수 있다. 또, 갑작스런 위기상황은 긴급돌봄 서비스를 신청하여 받을 수 있다.

어디에도 없는 시도는 쉽지 않다.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미국의 자연주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에는 한 사람이 가을 숲속을 거닐다 두 갈래 길을 마주했고, 고민 끝에 사람이 적게 지나간 길을 선택했고, 그로 인해 이후의 운명이 바뀌었다는 내용이 있다. 처음 가는 길은 정돈되지 않은 비포장 도로와 같아서 돌부리에 채이고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걷다보면 결국 목적지에 당도할 것이고, 그것이 광주다움 돌봄체계의 완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 이후 영국이 복지국가 표준이 되었듯이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전국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 수 있다. 과감한 시도가 있어야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이 가능해진다. 곁에서 돌봐주는 따뜻한 이웃과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시도에서 여러 지지와 생산적 비판 그리고 참여가 요구되는 이유이다.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여러 지자체의 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간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기대되는 지점이다. 광주 5개 자치구에서 민관협력으로 다양한 제공기관이 참여하여 광주시가 책임성을 갖고 하는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이제 곧 4월에 다가온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국민 최저선(national minimum)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표준이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