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손철호> 봄철 산불 예방과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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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손철호> 봄철 산불 예방과 관리
손철호 산림조합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장
  • 입력 : 2023. 03.27(월) 13:00
손철호 본부장
정부 차원에서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산불 조심 기간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최근에는 국가 산불 경고 단계를 3단계인 경계 단계로 격상하여 예방 및 진화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도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지속되고 있어 3월 6일부터 4월 30까지 봄철 산불방지 특별대책 기간으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는 유달리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잦은 산불로 인하여 국민적 에너지 고갈이 심각한 상태이고, 산불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비상 근무 및 산불 현장 투입으로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산불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산림재난업무를 맡고 있어 산불뿐만 아니라 산림에서 발생하는 산사태, 병해충 등의 업무로 연중 시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인가? 산불은 당연히 건조한 날씨로 메말라 있는 상태에 인위적이건 자연적이건 불씨가 더해졌을 때 발생하는데 대부분 인위적인 불씨가 원인이다. 즉, 자연환경 탓에다가 인간 탓이 더해진 결과로써 필요충분조건이 맞아서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다가 급경사 지형, 침엽수의 가연성 물질 등 환경적 요소가 산불을 확대하고 있다.

산불 피해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상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 서부지역의 대형산불과 호주의 대규모 산불 등으로 헤아릴 수 없는 피해가 생겼다. 우리나라도 2022년에 전국적으로 24,800ha의 산불이 발생하여 울창한 산림이 사라졌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 국민이 한그루씩의 나무를 심어도 다 심을 수 없는 면적이 불타서 사라진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1ha의 산림이 연간 3천 5백만 원 상당의 공익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산림의 평균 수령을 30년 정도로 가정한다면, 산림 1ha가 산불로 사라지면 산불 이전의 숲으로 회복하는 데까지 10억 5천만 원 상당의 공익적 혜택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를 환산하면, 무려 26조 원에 달하는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한순간의 실수로 잃게 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산불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그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즉,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고 그다음은 산불을 초기에 진화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불의 심각성과 그 피해에 대한 대국민 차원의 적극적 홍보 및 참여가 필요하다. 그리고 산불 피해가 발생하면 경제적, 공익적 가치 손실에 대한 강력한 피해환수 책이 요구된다. 불법소각 근절 등 밀착형 주민 계도 및 대국민 산불 예방 홍보, 단속 및 과태료 부과 등 예방단속 강화 노력이 절실하다.

둘째는 초기 산불 진화시스템의 강화이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산불의 규모는 산불 진화 투입 시점이 결정짓는다. 가능한 한 빨리 산불 진화시스템에 연계되어 진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관건이다. 즉, 산불 골드타임이 있는데, 30분으로 보고 있다. 조기에 산불 신고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신속히 산불 진화 장비 및 인력이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시스템의 완비가 필요하다.

셋째, 산불 진화 능력 제고를 위한 장비의 현대화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산악지역에서는 산불의 주불 진화를 전적으로 진화용 헬기에 의존하지만, 주불이 진화되어도 잔불 정리가 필수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에 진화대 투입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진화인력을 위한 진화 장비는 여전히 한계성을 보여 고도화된 현대적 진화 장비의 개발 및 보급이 요구된다.

넷째, 인력 및 진화 장비의 투입을 위해서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산림 내 임도는 산림경영을 위해 필수 사회기반시설이고, 산불 예방 및 진화를 위해서는 매우 효과적인 기반시설이다. 따라서 임업 선진국들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는 임도밀도를 높이고, 산불 예방임도 도입을 확대하여 산림의 관리나 활용, 산림재난 방제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산림재난조직의 확대가 필요하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산림재난의 빈도수 증가, 규모 대형화, 발생 예측 한계 등으로 기존의 산림재난조직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아울러 산림재난 담당 인력의 피로도 증가 및 업무 기피를 가중하고 있다. 따라서 산림재난조직을 확대하여 산림재난에 대한 선제적 대응력과 방어 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