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지금 아니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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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지금 아니면 어렵다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 입력 : 2023. 03.27(월) 14:11
임낙평 전 의장
“지금 아니면 어렵다.”

유엔 산하 IPCC(기후변화범정부기구)가 지난 주 발표한 ‘6차 기후변화평가 종합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다. 기후위기 극복에 당장 나서지 않으면 너무 늦고, 기후재앙이 불가피하며,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다. 기후위기가 그만큼 절박한 지경에 와있음을 말하는 일종의 인류사회에 대한 가장 강력한 경고이다.

6차 보고서는 9년 만에 나왔다. 세계 각국의 수천 명이 과학자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과학적 사실에 기초해서 작성했다. 종합보고서는 실로 방대하다. 이번에 발표된 ‘정책 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는 40쪽 내외로 축약, 총회를 통해 195개국 국가 대표들이 치열한 토론과 검토과정을 거쳐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보고서에 ‘정책 결정자를 의한’이란 수식어를 달았는데 각국의 지도자, 정책결정자들이 반드시 읽으라는 취지에서다.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1850-1900) 대비 1.1℃ 상승했다.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 때문이다. 산업화 이후 현재까지 세계는 화석연료를 이용하며 경제사회발전을 거듭해 왔다.CO2 등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했고,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 기후위기를 초래했다. 1.1℃ 상승만으로도 인류사회는 극심한 기후위기의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 10년, 해마다 발생한 가뭄 홍수 태풍 폭염 등 각종 기후재난으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막대했다. 특별히 가난한 기후 취약지역에서의 피해가 다른 지역보다 15배로 높았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구조가 계속된다면’, 기온상승 또한 불가피하며 10년 전후에 1.5℃를 통과할 가능성도 있으며, 금세기말 3℃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것은 인류의 미래가 위태로운 재앙으로 간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2015년 국제사회는 파리기후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은 지구평균온도의 상승을 세기말까지 1.5℃를 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협정의 핵심이다. 1.5℃를 사수하려면 2030년 온실가스 배출을 50% 줄이고, 2050년 순제로 배출(탄소중립)로 가야 한다. 실로 야심찬 목표이다. 이후 세계 각국은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약속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유엔에 제출된 각국의 기후행동약속이 파리협정의 목표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2022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이 1% 상승했다. 현재의 노력만으로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이 요원하다.

과학자들은 지구평균온도를 1.5℃ 이내 묶어두는데 필요한 탄소예산은 5,000억 톤으로 산정했다. 그 이상 배출하면 기온상승이 불가피하다. 2019년, 연간 590억 톤을 배출했으니, 이대로 간다면 8년이면 소진할 수밖에 없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 시한폭탄이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즉각적인 조치, 즉 금년 혹은 내년 배출 정점을 찍고, 빠르게 하강곡선을 그려서, 2030년 50% 감축 목표를 달성할 것을 역설했다.

과학자들은 ‘지금부터 향후 10년’을 중시하고 있다. 향후 10년의 선택이 수백 년 혹은 수천 년을 간다고 강조하고 있다. 파리협정의 목표, 1.5℃를 통과하고 2℃를 넘어가게 되면 인간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를 급변점, Tipping Point라고 하며, 이를 넘어서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지금 나서서 이미 약속한 1.5℃ 사수와 2050 탄소중립을 위해 매진하자고 한 것이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그것은 가능하고 지금까지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Knowhow), 그리고 투자할 재정적 역량도 충분하다. 그들은 화석에너지의 신규 개발이나 투자를 멈춰야 하며, 태양 및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 현 수준에서 3-6배 투자해야 한다. 향후 10년, 인류의 미래 희망을 만들어 가려면, 정책결정자들의 각성과 결단이 필요하다.

이번 IPCC 6차 보고서는 세계 모든 나라, 특히 한국처럼 잘 사는 나라에 던진 경고이다. ‘2050 탄소중립’의 약속이 ‘말로만 존재하고’, 정책이나 실행계획, 적극적 투자가 없다면 아무던 의미가 없다. 탈탄소, 탄소중립을 위한 모든 부분과 영역에서의 혁신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기후위기의 교차로에서 ‘지옥의 고속도로’가 아닌, ‘함께 잘 사는 지속가능한 미래’로 갈 수 있다.